거래소 전산 시스템 또 '스톱' … 1459개 종목 매매체결 발묶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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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선물거래소의 주식거래 시스템이 흔들리고 있다.
올 들어 늘어난 호가를 처리 못해 일부 종목의 매매 체결이 지연되는 현상이 빈번히 발생하더니 이번에는 자체 시스템 장애로 1400여개 종목의 거래가 한동안 중단되는 사상 초유의 일이 일어났다.
거래소 전산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진 셈이다.
게다가 증권시장의 전산 운영을 책임지는 코스콤(옛 증권전산)은 비정규직 문제로 현재 심한 내부 갈등을 겪고 있어 자칫 대형 사고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12일 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43분부터 약 4분 동안 유가증권시장 종목 389개와 ELW(주식워런트증권) 1000개,기타 70개 등 총 1459개 종목의 매매 체결이 지연됐다.
한 증권사의 영업창구 직원은 "선물옵션 만기일을 하루 앞두고 투자자들이 한창 예민한 가운데 이런 사태가 발생해 오전 내내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며 "9시50분쯤까지도 시세 정보를 받지 못해 실제 지연 시간은 10분이 넘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거래소 측은 "각 증권사로부터 주문을 받은 뒤 A시스템과 B시스템으로 분산 전송하는데 이 과정에서 장애가 발생해 A시스템을 통한 매매 체결이 늦어졌다"며 "현재 사고 원인을 파악 중이며 통신모듈 쪽의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해명했다.
거래소에선 최근 두 달 사이에 10여건에 이르는 전산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달 20일엔 동시호가 개시 시간인 오전 8시~8시30분에 전산 장애가 일어나 각 증권사들로부터 호가 주문을 받지 못했다.
그에 앞서 13일엔 코스닥종목 엠피씨에 대한 상한가 매수 주문이 폭주하며 매매 체결이 늦어지면서 코스닥 장 마감 시간이 1시간 반 동안 지연됐다.
또 코스피200지수옵션 관련 시스템은 지난 8월부터 이번달까지 무려 7번이나 장애를 일으켰다.
이에 대해 거래소 주식시스템팀 관계자는 "추석 연휴 기간 서버 증설이 완료되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하루 최대 주문처리 건수가 현재 600만건과 500만건에서 각각 1000만건,700만건으로 늘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단순한 서버 증설만으로는 전산시스템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거래소의 전산 운영을 실질적으로 맡고 있는 코스콤이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정규직 전환 요구로 파행을 겪는 등 시스템 관리자들의 손발이 맞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콤 비정규직 노조는 이날 서울 여의도 거래소 앞에서 집회를 벌이다가 경찰과 충돌해 이 과정에서 노조원 12명이 연행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동북아 최고의 자본시장을 지향하는 거래소가 기초적인 매매시스템에서조차 신뢰를 잃는 것은 경영진 책임이 크다"며 "현재 국내 증시의 전산시스템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관리,시스템 유지 보수 등 모든 과정이 전부 따로 겉돌고 있어 문제"라고 말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올 들어 늘어난 호가를 처리 못해 일부 종목의 매매 체결이 지연되는 현상이 빈번히 발생하더니 이번에는 자체 시스템 장애로 1400여개 종목의 거래가 한동안 중단되는 사상 초유의 일이 일어났다.
거래소 전산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진 셈이다.
게다가 증권시장의 전산 운영을 책임지는 코스콤(옛 증권전산)은 비정규직 문제로 현재 심한 내부 갈등을 겪고 있어 자칫 대형 사고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12일 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43분부터 약 4분 동안 유가증권시장 종목 389개와 ELW(주식워런트증권) 1000개,기타 70개 등 총 1459개 종목의 매매 체결이 지연됐다.
한 증권사의 영업창구 직원은 "선물옵션 만기일을 하루 앞두고 투자자들이 한창 예민한 가운데 이런 사태가 발생해 오전 내내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며 "9시50분쯤까지도 시세 정보를 받지 못해 실제 지연 시간은 10분이 넘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거래소 측은 "각 증권사로부터 주문을 받은 뒤 A시스템과 B시스템으로 분산 전송하는데 이 과정에서 장애가 발생해 A시스템을 통한 매매 체결이 늦어졌다"며 "현재 사고 원인을 파악 중이며 통신모듈 쪽의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해명했다.
거래소에선 최근 두 달 사이에 10여건에 이르는 전산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달 20일엔 동시호가 개시 시간인 오전 8시~8시30분에 전산 장애가 일어나 각 증권사들로부터 호가 주문을 받지 못했다.
그에 앞서 13일엔 코스닥종목 엠피씨에 대한 상한가 매수 주문이 폭주하며 매매 체결이 늦어지면서 코스닥 장 마감 시간이 1시간 반 동안 지연됐다.
또 코스피200지수옵션 관련 시스템은 지난 8월부터 이번달까지 무려 7번이나 장애를 일으켰다.
이에 대해 거래소 주식시스템팀 관계자는 "추석 연휴 기간 서버 증설이 완료되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하루 최대 주문처리 건수가 현재 600만건과 500만건에서 각각 1000만건,700만건으로 늘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단순한 서버 증설만으로는 전산시스템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거래소의 전산 운영을 실질적으로 맡고 있는 코스콤이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정규직 전환 요구로 파행을 겪는 등 시스템 관리자들의 손발이 맞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콤 비정규직 노조는 이날 서울 여의도 거래소 앞에서 집회를 벌이다가 경찰과 충돌해 이 과정에서 노조원 12명이 연행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동북아 최고의 자본시장을 지향하는 거래소가 기초적인 매매시스템에서조차 신뢰를 잃는 것은 경영진 책임이 크다"며 "현재 국내 증시의 전산시스템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관리,시스템 유지 보수 등 모든 과정이 전부 따로 겉돌고 있어 문제"라고 말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