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 만의 주택청약제도 개편으로 청약가점제가 이달부터 시행됨에 따라 청약 패턴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종전에는 추첨으로만 아파트 당첨자를 선정해왔지만,앞으로는 분양물량의 절반 이상을 청약자의 무주택 기간과 가족수 등에 따라 산정된 점수를 합산해서 당첨자를 가리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이 인천 남동구 논현동에서 분양하는 '논현 힐스테이트'와 신도종합건설이 경기도 양주 고읍동에서 공급하는 '신도브래뉴'는 가점제가 첫 적용돼 오는 17일부터 1순위 청약을 받는다.

청약에 앞서 12일 문을 연 이들 아파트의 모델하우스에는 평일인데도 각각 5000여명이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가점이 낮은 젊은층보다는 40대 중년 여성들과 노년 부부가 눈에 많이 띄어 젊은층이 대부분이었던 가점제 시행 이전과는 대조를 이뤘다.

실수요자들의 관심은 단연 가점제에 집중됐다.

모델하우스 상담창구마다 가점제를 문의하는 방문객들로 하루 종일 붐볐다.

논현 힐스테이트의 상담 직원 배용수씨는 "오늘 150여명을 상담했는데 상담 내용의 80~90%가 가점제와 관련된 것이었다"며 "가점제를 설명하느라 하루를 다 보냈다"고 말했다.

신도종합건설의 김병주 분양사업부장은 "모델하우스 개장 전부터 가점제 관련 문의가 많아 상담직원을 2배로 늘렸는데도 일손이 모자랐다"고 밝혔다.

모델하우스에 설치된 컴퓨터를 통해 자신의 청약가점을 확인해 보는 사람들도 줄을 이었다.

그러나 상담 후에도 가점제를 잘 모르겠다는 예비청약자들이 많아 적지 않은 혼선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가점을 원래 점수보다 잘못 높여서 청약했다간 부적격자로 처리되는 것은 물론 향후 10년 동안 1순위 청약기회를 잃게 된다는 설명을 듣고 크게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였다.

양주시 거주 주부 정연실씨는 "상담을 받았는데도 실수할까봐 걱정된다"며 "당첨 가능성이 줄어들더라도 아예 안전하게 점수를 낮춰서 청약하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분양업체 직원들도 가점제 이해에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용섭 신도종합건설 홍보팀장은 "모델하우스 일선 직원들에게 가점제를 설명하기 위해 따로 강사까지 초빙했지만 강사마저 헷갈려 한다"고 밝혔다.

양주=임도원/인천=정호진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