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아씨가 지난해 8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청와대 비서실을 방문한 적이 있고,그 중 한 번은 변양균 전 정책실장을 만나기 위해 청와대를 출입했던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이에 따라 관련자에 대한 검찰의 조사는 물론 청와대 변 전 실장의 사무실에 대한 직접 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청와대 방문자 기록을 확인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신씨는 지난해 8월 알고 지내던 청와대 근무 경력이 있는 정부 부처 공무원 A씨(전 청와대 행정관)와 함께 청와대에 근무 중인 행정관 B씨를 방문,청와대 경내를 관람하고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9월 방문 때 신씨의 비서실 방문 신청서에는 피면회자가 당시 변양균 정책실장으로 기록돼 있었다.

하지만 청와대 확인 결과 신씨는 당시 변 실장을 직접 만나지는 못했고，변 실장 사무실에서 변 실장의 보좌관과 만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신씨의 방문 목적은 변 실장의 사무실에 개인소장용 그림을 전시하는 것을 조언해주기 위한 것이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신씨의 방문 신청서에 피면회자가 변 실장으로 기록돼 있지만,확인 결과 신씨는 변 실장의 보좌관을 만나서 얘기를 나누고 돌아갔다"고 말했다.

신씨가 변 실장을 만나기 위해 청와대를 방문했던 시점은 변 실장이 그해 7월3일 기획예산처 장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발령이 나 청와대에 근무한 지 두 달여가 지난 시점이었다.

이와 함께 청와대 조사 결과 청와대 내 외부전문가 초청 강의 프로그램인 상춘포럼 업무를 담당하는 행정관 L씨(5급)도 지난해 말 신씨를 상춘포럼 강사로 초빙하는 문제를 검토하기 위해 접촉한 사실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상춘포럼 담당 행정관은 당시 미술계에 잘 알려진 유명인사 신씨를 강사로 초빙하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해 겨울 한 차례 만난 사실이 있다"며 "업무상 만남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실제 강연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상춘포럼은 청와대 비서실 직원들의 학습모임으로 정기적으로 각 분야 외부 전문가들을 초청해 직원 대상 교양 강좌를 열어,초청 강사의 강연을 듣고 대화하는 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신씨가 사실상 변 전 실장의 초청으로 청와대를 출입했던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청와대에 대한 검찰의 직접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더구나 검찰이 이번 사건의 핵심 증거물이 될 변 전 실장의 사무용 PC를 아직까지 확보하지 않고 있는 데 대한 비판 여론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신씨의 청와대 출입 사실은 두 사람의 관계를 둘러싼 논란을 더욱 확산시킬 전망이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