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판타지 서사 드라마 '태왕사신기'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1회 방송 20.4%에서 2회 방송에서는 26.9%라는 경이적인 시청률로 급등했다.(TNS미디어 코리아 조사)

연출을 맡은 김종학PD의 '2회부터 진짜 재미있을것'이라는 기대도 들어맞았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드라마가 아닌 한편의 예술이다'라는 극찬까지 올라올 정도다.

여주인공 '수지니'역에 캐스팅된 신예 이지아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13일에는 ‘수지니’역 캐스팅을 위한 오디션 비하인드 스토리가 공개돼 이목을 끌었다.

이지아의 30번에 걸친 캐스팅 오디션은 카메라 테스트, 대본 리딩, 관계자 미팅 등의 철저한 검증 과정이 모두 포함돼 있다. 그러나 태어나 처음으로 카메라 앞에 선 이지아의 첫 오디션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김종학 감독은 예정된 대본 연기 대신 아무 상황이나 지어내서 즉홍 연기를 해보라고 갑작스럽게 요구했다. 하지만 이지아는 당황하지 않고 순발력을 발휘, 아버지와 대화하는 상황을 혼자 연기하기 시작했다. 순간적으로 이지아의 두 눈에 눈물이 고였다. “아빠, 술 사왔어요” “잘하고 싶었는데…” 등의 말을 통해 잘못에 대한 후회와 여운이 담긴 부녀간의 진솔한 대화를 이어 나갔다.

이지아의 즉홍 연기를 지켜보던 관계자들 사이에 문득 숙연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왜냐하면 그녀가 연출한 상황 자체에 더 큰 의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지아는 살아계신 아버지가 아닌 돌아가신 아버지의 무덤 앞에서 아버지에 대한 짙은 그리움을 연기했던 것이다.

관계자들은 이지아의 순간적인 상황 설정과 자연스럽고 빠른 연기 몰입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날의 즉홍 연기는 김종학 감독과 캐스팅 관계자들은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최근 김종학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밝힌 “이지아의 두둑한 배짱에 캐스팅을 결정했다”는 말에는 그러한 배경 이야기가 숨어있었던 것이다.

드라마 '태왕사신기'에서 이지아가 맡은 여주인공 ‘수지니’는 배용준, 문소리와 함께 드라마를 이끌어 가는 중요 배역으로 캐스팅 당시 국내 최고의 여배우들이 거론됐었다. 이를 증명하듯 드라마 첫 방영 이후 인터넷 포털 사이트 검색어 1위를 차지하는 등 신인배우 이지아에 대한 시청자와 네티즌의 관심과 기대가 뜨겁다.

사실 이지아는 출중한 외모와 미술학도다운 독특한 매력으로 그 동안 주변에서 여러 차례 배우 데뷔를 제안받아 왔었다. 하지만 미국의 유명 디자인 스쿨에서 공부하며 그래픽 디자이너의 꿈을 키우고 있었고 배우가 되리라고는 생각치 못했다. 30번의 오디션 후 김종학 감독은 이지아를 직접 사무실로 불러 합격 소식을 알렸다. 이지아는 ‘수지니’역에 캐스팅이 확정된 후에도 이 사실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믿기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촬영 전 언제라도 바뀌지 않을까 싶어 신중하고 싶었다고 당시 심정을 설명했다.

이지아는 “지금도 미술과 그래픽을 병행하고 있고 연기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며 “연기도 예술의 한 장르로써 나를 가장 행복하게 해주는 일 중에 하나이다”라고 연기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전했다.

대박드라마 '태왕사신기'를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된 신인배우 이지아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는 날로 높아가고 있다.

'태왕사신기'는 이례적으로 스페셜 방송을 포함해 한주동안 4회 방영을 했으며 13일 정규 3회 방송후 19일(수)부터 정상적으로 매주 수․목요일 밤 9시 55분에 방송될 예정이다.

최근 SBS '왕과나'를 비롯 사극의 전성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시청자들은 그동안 사극에서 눈여겨 보지않았던 내시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와 고구려 건국에 관련된 드라마를 통해 새로운 역사를 경험하게 되었다.


한경닷컴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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