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자치부가 13일 마련한 '지방세 중장기 발전방안'은 △국세 세원의 지방 이전을 통한 지방 재정 확충 △시대에 뒤떨어진 지방세 과세 대상 정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시대에 대비한 농축산업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세 세원의 지방 이전 등은 앞으로 재정경제부와 협의해야 하는 과정이 남아있어 발전방안 전부가 행자부 의도대로 시행될지는 미지수다.

이번 방안은 지난 4월부터 학계,연구계,법조계,세무·회계 전문가들이 참여한 '지방세 포럼'이 제시한 것으로 이 안에는 6개 정책과제와 22개 실천과제가 들어있다.

행자부는 지방의 재원 확충을 위해 국세와 지방세의 세원 조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자치단체가 지방세와 지방교부세,국고보조금 등을 통해 재원을 조달하고 있지만 지역경제 육성을 위해선 국세 세원 이양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1976년 이후 정비되지 않은 사업소세의 과세 대상을 정비하는 것도 발전방안의 주요 내용 중 하나다.

비과세와 감면제도도 이번에 정비할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 어떤 방향으로 정비될지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FTA체제 대응을 위한 지방세제의 선진화도 테마다.

개방 확대와 경쟁 심화로 위축될 우려가 있는 농·축산업과 관련한 지방세제를 대폭 정비해 경쟁력을 갖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도축세 폐지와 종자사업용·양식사업용 토지보유세 부담 완화가 검토되고 있다.

행자부는 또 지역 균형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간 세원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담당 공무원이 바뀔 때마다 지방세법의 해석이 달라진다는 지적에 따라 '지방세 법령해석 심의위원회'를 설치,해석 기준을 명확히 하기로 했다.

전문성이 없는 지방세 담당 공무원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지방세 소액분쟁사건 등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한 지방세심판관 도입도 추진된다.

한편 재경부는 참여정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행자부가 협의도 마치지 않고 발표한 것에 대해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재경부 세제 당국자는 "참여정부 들어 3~4년간 논의했으나 결론이 나지 않은 사안인데 행자부가 불쑥 발표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번 발표에 대해 "국민에게 세금이 늘어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행자부가 그동안의 주장을 기정사실화한다고 해서 당장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고기완/정재형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