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에] 불륜의 사회경제적 대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 장석주 시인 >
가히 점입가경이다.
한 사립미술관의 큐레이터로 일하던 젊은 처자가 위조된 학력으로 유명 사립대 교수 자리를 차지하고,내친 김에 국제 비엔날레 총감독 자리까지 꿰차려 했다.
교수 임용과 총감독 선임 과정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의 비호가 있었던 게 드러났다.
대통령이 나서서 "깜도 안 되는 얘기" "소설 같다"고 했던 사건이다.
대통령은 개혁 세력에 흠집 내려는 언론이 악의적으로 의혹을 부풀린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막상 그 진상을 들춰보니 의혹들은 다 사실이고,깜도 이보다 더 큰 깜이 없다.
유력한 문화계 인사의 집에서는 이 젊은 처자의 알몸 사진이 나왔다고 한다.
이 처자를 감싼 대가로 살섞음이란 보상을 얻은 '몸통'이 이미 밝혀진 권력 실세만이 아닌 모양이다.
아울러 이 처자의 알몸 사진을 실은 신문보도 행태는 국민의 알 권리를 빙자해서 우리 모두를 천박한 관음증으로 내몰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인간에 대한 최소한도의 예의를 잃은 이 신문의 선정적 보도 행태는 우아하지 못하다.
어쨌든 한 여자와 다수의 남자가 등장하는 직권을 남용한 권력형 비리 사건에 이래저래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정아씨와 변양균씨 사이의 관계는 사적인 영역이다.
두 사람이 한 침대에 누워 공통의 관심사인 렘브란트의 화풍에 대해 진진한 얘기를 나누었는지,그저 서로의 발가락이 어떻게 생겼는가를 비교해 봤는지,혹은 침대 위에 감자칩을 펼쳐놓고 밤새도록 사이좋게 그것만 집어먹었는지 우리는 알 필요도 없고 알고 싶지도 않다.
그러나 중요'권력'의 자리에 있는 중년남성과 젊은'큐레이터'가 이메일로 수백통의 연서를 주고받고,자주 만나 한 침대를 썼는지,그 대가로 남자는 여자에게 수백만원짜리 보석선물을 하고,여자가 출세하는데 제 권력을 부적절한 방법으로 썼는지는 공적 영역이다.
그건 밝히고 드러내야 한다.
드러난 바에 따르면 공직자로서 비교적 청렴하고 순수미술에 소양이 깊은 이 남자가,인생에서 한 번도 실패나 좌절을 겪지 않고 승승장구하던 이 남자가 나락으로 떨어진 것은 사랑 때문이다.
아마도 당사자는 "당신 없인 아무것도 이젠 할 수 없어,사랑밖에 난 몰라"(심수봉의 '사랑밖에 난 몰라')란 심정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냉정하게 보자면 남녀간 사랑의 본질은 욕망이고,그 욕망의 핵심은 애무며,애무의 끝은 살섞음이다.
이게 다 페닐에틸아민이란 성 호르몬 때문이다.
연애 초기에 이것은 혈관으로 분비되어 가슴을 설레게 하고 황홀경을 안겨준다고 한다.
방금 함께 있다가 헤어져도 그(그녀)가 보고 싶은 것은 다 이 페닐에틸아민의 장난질 때문이다.
변씨는 단 한 번의 치명적인 사랑으로 공직과 명예와 신의를 다 잃게 생겼다.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라면 신씨나 변씨가 아니라 연애감정을 전달하는 화학물질인 페닐에틸아민을 처벌하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유독 다른 정권에 비해 도덕적 자부심이 왕성했던 대통령이라 측근 비리가 더욱 곤혹스러웠을 것이다.
그 변씨에 대해 대통령이 진노했다는 기사가 비치기도 한다.
그러나 정책실장이라는 권력의 힘을 빌려 내밀한 관계의 여자가 공적 지위를 얻고 기업의 지원금을 타내는데 불공정한 경쟁을 하도록 뒷배를 봐준 게 드러났으니 그 부적절한 처신이 법의 판단을 받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혹시 변씨가'명심보감'을 읽었는지 모르겠다.
그 책에 이런 구절이 있다.
"사랑이 깊으면 낭비도 깊고,감춘 것이 깊으면 망하는 것도 깊다." 당사자들이 거짓말과 허언으로 진상을 가리려고 했기 때문에 파장이 더 커졌다.
사건의 사회적 파장은 커졌지만,이 사건의 본질은 비교적 단순하다.
더도 덜도 아닌 불륜 드라마다.
신씨와 변씨도 불륜의 실체를 애써 감추고 가리려고 했다.
그러나 결국은 부적절한 관계가 드러났고,이로 인해 두 사람이 얻은 것은 살섞음의 열정이요,국민이 얻은 것은 행정의 투명성에 대한 불신,권력과 그 주변에 대한 총체적인 환멸이란 것도 분명해졌다.
앞으로 이 사건은 거짓말,권력남용,혼외정사로 치러야 할 사회경제적 비용을 산출하고 그 사법적 책임을 따지고 밝혀 관련 당사자들에게 물리면 된다.
가히 점입가경이다.
한 사립미술관의 큐레이터로 일하던 젊은 처자가 위조된 학력으로 유명 사립대 교수 자리를 차지하고,내친 김에 국제 비엔날레 총감독 자리까지 꿰차려 했다.
교수 임용과 총감독 선임 과정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의 비호가 있었던 게 드러났다.
대통령이 나서서 "깜도 안 되는 얘기" "소설 같다"고 했던 사건이다.
대통령은 개혁 세력에 흠집 내려는 언론이 악의적으로 의혹을 부풀린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막상 그 진상을 들춰보니 의혹들은 다 사실이고,깜도 이보다 더 큰 깜이 없다.
유력한 문화계 인사의 집에서는 이 젊은 처자의 알몸 사진이 나왔다고 한다.
이 처자를 감싼 대가로 살섞음이란 보상을 얻은 '몸통'이 이미 밝혀진 권력 실세만이 아닌 모양이다.
아울러 이 처자의 알몸 사진을 실은 신문보도 행태는 국민의 알 권리를 빙자해서 우리 모두를 천박한 관음증으로 내몰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인간에 대한 최소한도의 예의를 잃은 이 신문의 선정적 보도 행태는 우아하지 못하다.
어쨌든 한 여자와 다수의 남자가 등장하는 직권을 남용한 권력형 비리 사건에 이래저래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정아씨와 변양균씨 사이의 관계는 사적인 영역이다.
두 사람이 한 침대에 누워 공통의 관심사인 렘브란트의 화풍에 대해 진진한 얘기를 나누었는지,그저 서로의 발가락이 어떻게 생겼는가를 비교해 봤는지,혹은 침대 위에 감자칩을 펼쳐놓고 밤새도록 사이좋게 그것만 집어먹었는지 우리는 알 필요도 없고 알고 싶지도 않다.
그러나 중요'권력'의 자리에 있는 중년남성과 젊은'큐레이터'가 이메일로 수백통의 연서를 주고받고,자주 만나 한 침대를 썼는지,그 대가로 남자는 여자에게 수백만원짜리 보석선물을 하고,여자가 출세하는데 제 권력을 부적절한 방법으로 썼는지는 공적 영역이다.
그건 밝히고 드러내야 한다.
드러난 바에 따르면 공직자로서 비교적 청렴하고 순수미술에 소양이 깊은 이 남자가,인생에서 한 번도 실패나 좌절을 겪지 않고 승승장구하던 이 남자가 나락으로 떨어진 것은 사랑 때문이다.
아마도 당사자는 "당신 없인 아무것도 이젠 할 수 없어,사랑밖에 난 몰라"(심수봉의 '사랑밖에 난 몰라')란 심정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냉정하게 보자면 남녀간 사랑의 본질은 욕망이고,그 욕망의 핵심은 애무며,애무의 끝은 살섞음이다.
이게 다 페닐에틸아민이란 성 호르몬 때문이다.
연애 초기에 이것은 혈관으로 분비되어 가슴을 설레게 하고 황홀경을 안겨준다고 한다.
방금 함께 있다가 헤어져도 그(그녀)가 보고 싶은 것은 다 이 페닐에틸아민의 장난질 때문이다.
변씨는 단 한 번의 치명적인 사랑으로 공직과 명예와 신의를 다 잃게 생겼다.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라면 신씨나 변씨가 아니라 연애감정을 전달하는 화학물질인 페닐에틸아민을 처벌하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유독 다른 정권에 비해 도덕적 자부심이 왕성했던 대통령이라 측근 비리가 더욱 곤혹스러웠을 것이다.
그 변씨에 대해 대통령이 진노했다는 기사가 비치기도 한다.
그러나 정책실장이라는 권력의 힘을 빌려 내밀한 관계의 여자가 공적 지위를 얻고 기업의 지원금을 타내는데 불공정한 경쟁을 하도록 뒷배를 봐준 게 드러났으니 그 부적절한 처신이 법의 판단을 받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혹시 변씨가'명심보감'을 읽었는지 모르겠다.
그 책에 이런 구절이 있다.
"사랑이 깊으면 낭비도 깊고,감춘 것이 깊으면 망하는 것도 깊다." 당사자들이 거짓말과 허언으로 진상을 가리려고 했기 때문에 파장이 더 커졌다.
사건의 사회적 파장은 커졌지만,이 사건의 본질은 비교적 단순하다.
더도 덜도 아닌 불륜 드라마다.
신씨와 변씨도 불륜의 실체를 애써 감추고 가리려고 했다.
그러나 결국은 부적절한 관계가 드러났고,이로 인해 두 사람이 얻은 것은 살섞음의 열정이요,국민이 얻은 것은 행정의 투명성에 대한 불신,권력과 그 주변에 대한 총체적인 환멸이란 것도 분명해졌다.
앞으로 이 사건은 거짓말,권력남용,혼외정사로 치러야 할 사회경제적 비용을 산출하고 그 사법적 책임을 따지고 밝혀 관련 당사자들에게 물리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