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이 종가 기준으로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서며 3일 연속 사상 최고치 행진을 지속했다.

13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WTI 10월물은 전일 대비 0.18달러 오른 배럴당 80.09달러로 마감됐다.

종가 기준으로 WTI 선물가격이 80달러를 웃돈 것은 1983년 원유 선물 거래가 도입된 이후 처음이다.

장중 한때 80.20달러까지 치솟았다.

국내 수입원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두바이유 현물 가격도 0.45달러 상승한 73.79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하루 만에 갈아치웠다.

미국 멕시코만에 불어닥친 허리케인 움베르토의 영향이 컸다.

이번 허리케인으로 텍사스 지역에 터를 잡고 있는 발레로 토탈 셸 등 3개 석유 메이저의 정제시설에 전력 공급이 끊겼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원유 가격이 상승세를 탔다.

아울러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시장의 수급 불안이 다시 증폭된 데다 원유 선물에 대한 순매수 포지션이 증가하는 등 투기자금이 유입된 것도 유가를 밀어올린 요인으로 지목됐다.

달러 약세도 유가 상승의 원인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속적으로 달러가 약세를 보인 탓에 구매력이 약화된 중동 국가들이 원유 가격을 올려 이를 상쇄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