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친노(親盧)주자 3인 중 이해찬 한명숙 후보가 14일 이 후보로 단일화를 이뤄냄에 따라 경선판도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예비경선 3,5위의 연대라는 점에서 손학규-정동영 양강구도가 3강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졌다.

당장 15,16일 치러지는 제주 울산과 강원 충북 경선에서 단일화 효과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특히 4연전 이후 추진될 이 후보와 유시민 후보의 단일화 성사여부에 따라 비노와 친노의 대결구도가 정립되면서 경선이 예측불허의 혼전에 빠져들 개연성이 다분하다.

◆파괴력은=이·한 후보의 단일화가 당장 경선 틀 자체를 흔들 정도의 충격파가 될 가능성은 낮다.

두 후보의 예비경선 득표율을 합하면 23.79%로 손 후보(24.75%)와 정 후보(24.46%)에 맞먹는 수준이다.

산술적으로만 보면 충분히 손,정 후보와 3강구도를 형성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한명숙 표'의 질이다.

한 후보는 대중성과 일정한 여론지지를 받는 여성후보이긴 하지만 지역·이념적 기반이 약한데다 '마니아층'이 별로 없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친노 성향의 대중표가 주조를 이루는 만큼 단일화의 시너지효과는 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 후보의 표가 절반가량은 이 후보쪽으로 가고,나머지는 유시민 후보나 다른 비노 후보 쪽으로 갈 것이란 관측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유시민 후보와의 단일화는 4연전이 변수=초반 판세의 분수령이 될 주말 4연전 성적표가 이·유 후보의 단일화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두 사람의 득표가 관건이다.

친노표가 '반쪽 단일화'를 이룬 이 후보에게 쏠려 이 후보가 유 후보에 크게 앞설 경우 유 후보에게는 상당한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후보로의 2단계 후보단일화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는 의미다.

반대 경우도 상정해볼 수 있다.

이 후보에게 선수를 뺏겼음에도 불구하고 유 후보가 제주와 울산 등에서 돌풍을 일으키거나 이 후보를 누를 경우 단일화 논의는 벽에 부닥칠 수 있다.

유 후보가 자신으로의 단일화를 주장하거나 완주 쪽에 무게를 실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유 후보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주말 4연전을 치른 후 단일화 문제를 검토하겠다"면서도 "이번 주말 경선에서 이변을 만들고 싶고 힘을 더 비축해 경선을 완주하고 단일후보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손·정 후보 반응=손·정 두 후보 측은 "국민의 뜻을 거역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하면서 "경선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손 후보 측 전병헌 의원은 "단일화는 국민과 당원에 대한 신의를 저버린 것"이라고 비난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손 후보를 공격하는 사람이 한 명 줄었다"고 말했다.

정 후보 측 노웅래 대변인은 "유불리에 따라 이뤄지는 후보단일화 시도는 국민을 우롱하는 행태"라며 "특정 후보를 지지하기 위한 권력의 장난이라면 더더욱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성토했다.

정청래 의원은 이·한 후보를 '광 팔러 나온 사람들'에 비유했다.

이재창/노경목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