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대국민연설을 통해 "이라크 주둔 미군 사령관과 이라크 주재대사의 건의를 받아들여 현재 이라크에 배치된 20개 미군 전투여단 가운데 내년 7월까지 5개 여단을 철수시키는 등 이라크 상황에 따른 점진적 철군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부시 대통령의 계획에 따라 이라크 주둔 미군 16만여명 가운데 해병대 2200명이 이달 안에,육군 1개 여단은 12월까지 철수하는 등 연내에 모두 5700명의 미군이 감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정부는 내년 7월까지 정확히 몇 명의 이라크 미군이 철수하는 지에 대해서는 함구했지만,통상 1개 여단이 4000명 가량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철군하는 5개 여단의 규모는 2만여명이 될 것이라고 미 언론들은 추산했다.

부시 대통령은 그러나 이라크 주둔 미군 병력이 단계적으로 철군하더라도 병력의 상당수는 이라크전이 성공할 때까지 계속 머물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내년 여름 이후에도 이라크에 13만명의 병력은 계속 주둔할 것"이라며 "이라크 주둔 미군 규모와 관련해 내 결정을 좌우하는 원칙은 '우리가 이라크에서 더 크게 성공하면 더 많은 미군이 집에 돌아온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의 부분 철군 방침이 이라크 아르빌에서 평화 재건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한국 자이툰부대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이와관련,정부는 지난 13일 청와대에서 안보정책조정회의를 열고파병 연장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 당국자는 "국방부에서 현재 자이툰부대의 병력 규모 그대로 파병기간을 1년 늘리는 방안과 병력을 줄여 1년 연장하는 방안을 함께 보고했다"고 말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