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업계 노사 협상에서 전미자동차노조(UAW)가 GM 포드 등 사측이 제시한 퇴직자 의료비펀드(VEBA)를 수용할 뜻을 내비치면서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에 따라 14일 자정(현지시간)으로 예정된 협상 시한을 넘기더라도 협상이 무산되거나 파업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 노조 측이 미국 자동차 업계 부실의 최대 요인인 퇴직자의료보험 관련 펀드를 직접 맡아 운용하는 방안을 수용할 뜻을 내비쳤다고 보도했다.

GM과 포드가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이 방안이 채택될 경우 미 자동차 회사들이 안고 있는 퇴직자의료보험 관련 비용 부담이 약 950억달러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VEBA는 설정 초기엔 사측이 출연한 현금 주식 부동산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지만 펀드 운용에 관한 전권은 노조가 맡는 형식이다.

지금은 퇴직자의료보험 관련 비용 부담을 회사가 떠안고 있다.

WSJ는 최근 미 제조업계에서 VEBA가 과감한 비용 절감 방안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전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1회의 자산 출연을 통해 재무제표상 퇴직자 의료비 항목을 없애 비용 부담을 덜어내고,노조는 사측이 일방적으로 의료비 혜택을 중단하는 위험을 막을 수 있다는 게 VEBA의 최대 장점이다.

이처럼 미 자동차 업계의 노사 협상이 진전을 이룰 것으로 보이자 GM이 VEBA 설립의 최대 수혜주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천에 따르면 씨티가 GM의 투자 의견을 '매수'로 상향하는가 하면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리먼브러더스 등 대형 증권사들도 GM의 재무제표가 개선될 것이라며 긍정적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