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막 인생 사진으로 승부 건다.'

50대에 본격적으로 사진을 시작했지만 황혼 인생을 함께 할 일을 찾아 행복하다는 사진작가 홍주영씨(59).

그의 두번째 개인전이 경기도 양평 닥터박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홍씨는 한국외국어대 포르투갈어과를 나와 20년간 브라질과 멕시코 등 포스코의 중남미지사에서 근무한 '포철맨'.2000년 귀국해서 본격적으로 사진을 배워야겠다고 결심,중앙대 예술대학원에서 영상예술학을 전공하고 올해 2월 졸업했다.

지난해 11월 인사동 갤러리 룩스의 첫 개인전에 이어 이번 전시에서는 '얼음꽃'시리즈 30여점을 선보인다.

대담한 색채의 꽃과 열매를 물 속에 넣고 얼린 뒤 가까이서 찍은 것.꽃을 통해 인생의 희로애락을 표현했다.

물이 냉각되면서 꽃잎을 살얼음처럼 덮는 과정에서 생긴 수포들이 거울처럼 꽃을 비춘다.

렌즈로 잡아낸 꽃술과 잎맥들은 산과 바다,소나기 내리는 정글 등의 초자연적인 느낌을 준다.

66~180cm 크기의 화면에 박힌 붉은 톤의 얼음꽃은 생성과 소멸이라는 자연의 순환성을 상징한다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사진 시장에서의 자신감도 붙었다.

지난해 첫 전시에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을 비롯해 정명식 전 포스코 회장,이운형 세아제강 회장 등의 격려가 큰 힘이 됐다.

전시에서 필름값은 충분히 벌었고 여러 곳에서 전시 제의를 받기도 했다.

닥터박 갤러리를 통해 다음 달 열리는 화랑미술제에도 나간다.

미술평론가 김영호씨는 "홍씨의 작품은 조형능력이 섬세하고 감각적"이라며 "화려한 색조의 대비와 대담하면서 절제된 구성은 회화적 표현의 감각을 따르고 있다"고 평했다.

10월14일까지.(031)775-5600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