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얼티메이텀'은 2002년 개봉된 '본 아이덴티티',

2004년 '본 슈프리머시'에 이은 시리즈 완결판이다.

자신의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암살 전문가 제이슨 본(맷 데이먼)이 자신을 암살자로 훈련시켰던 CIA 비밀조직 '트레드 스톤'의 실체에 접근해 마침내 자신의 '정체'를 알아내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번에도 '007' 시리즈 식의 기상천외한 신무기는 등장하지 않는다.

'다이하드'처럼 도시 전체를 뒤흔드는 대형 폭발도 없다.

그러나 관객들이 액션을 단지 시각적으로 즐기는 차원을 넘어 지적인 추리까지 할 수 있게 해준다.

영화에 나오는 제이슨 본의 행동에는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이유가 없는 것이 없다.

예를 들어 옥상 추격전에서 질주하던 제이슨 본이 느닷없이 빨래를 손에 감을 때 관객들은 '왜 저럴까'하는 궁금즘을 갖게 된다.

하지만 이내 유리가 박힌 담벼락을 타고 넘기 위해서라는 것을 알게 될 때 최고의 프로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흔들리는 화면 때문에 제이슨 본의 행동을 몰래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자동차 추격 신에서도 감탄은 절로 나온다.

자신은 다치지도 않고,상대방이 죽지도 않을 정도로 싸움의 강약을 조절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프랑스 파리,영국 런던,독일 베를린,이탈리아 토리노,스페인 마드리드,모로코 탕헤르,미국 뉴욕 등 전세계를 무대로 펼쳐지는 제이슨 본의 현란하면서도 절제된 액션은 시종 관객들이 영화에 몰입하도록 이끈다.

그렇고 그런 시리즈가 난무하는 요즘 이 작품을 마지막으로 제이슨 본의 새로운 모습을 다시 볼 수 없다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12세 이상.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