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폭등으로 휘발유 등 국내 석유류 가격에 직접 영향을 주는 원유도입 단가가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섰다.

일부에서는 국제유가가 수급 불균형으로 배럴당 100~2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16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8월 원유도입 단가는 배럴당 71.13달러에 달했다.

7월에 비해 1.64달러 올랐으며 6개월 연속 상승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원유도입 단가가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라며 "국제유가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어 원유도입 단가의 오름세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원유도입 단가는 국제유가에 운송료,보험료 등을 더한 가격으로 국내로 들어오는 실질적인 원유 가격이기 때문에 국내 휘발유,경유 등의 가격에 직접 영향을 준다.

원유도입 단가는 지난해 10월 이후 올 2월까지 내림세를 보였지만 3월 들어 59.61달러로 오른 뒤 계속 상승하고 있다.

특히 국제유가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원유도입 단가도 오름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시장조사 기관인 글로벌 인사이트는 최근 4분기 중에 원유 공급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으며 로이터가 석유시장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서베이에서도 상당수가 내년까지 유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 등 투자은행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90~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CNN머니는 '피크 오일(peak oil)' 이론을 소개하며 향후 원유 생산이 급감해 유가가 2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피크 오일' 이론에 따르면 가까운 시기에 원유 생산은 최고점에 도달한 뒤 급격히 줄어 대공황에 가까운 경제 침체와 대규모 기아 사태가 예상된다.

이 이론의 전문가인 포스트카본연구소의 리처드 하인버그는 원유 생산이 2005년 5월 고점을 찍었으며 전 세계 48개 주요 산유국 중 33개국의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고 신규 유전 발견도 1964년 이후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하루 8500만배럴 수준인 원유 생산량이 2010년부터 점진적인 감소세를 보이게 돼 2030년께면 3000만배럴 수준까지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세계 경제는 침체기를 맞고 화학비료를 사용하는 농업이 타격을 입으면서 식량 생산도 급감,수십억명이 굶어죽는 사태가 빚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피크 오일 이론은 기술 발전을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오펜하이머의 수석 에너지 전략가 파델 가이트는 "시추 및 채굴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탐사를 마쳤지만 경제성이 없어 개발되지 않은 유전들이 새로운 원유 공급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압둘라 알 바드리 사무총장도 지난 14일 "배럴당 80달러의 높은 유가는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석/안정락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