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아씨 비호의혹을 받고 있는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16일 오후 1시50분께 검찰에 출두했다.

미국에 체류 중이던 신정아씨도 일본 나리타 공항을 거쳐 이날 오후 5시10분께 인천공항으로 귀국,미리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놓은 검찰에 연행됐다.

이에 따라 교착상태에 있던 두 사람에 대한 수사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검찰은 변 전 실장과 신씨를 다른 방에서 취조했고 변 전 실장은 17일 새벽에 귀가조치한 뒤 조만간 재소환키로 했다.

신씨는 체포영장의 시한이 아직 남아있고 기력소진,구토 등 건강에 이상을 보임에 따라 조사를 일찍 마치고 일단 휴식을 취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일 사표를 제출하고 그동안 모처에서 변호인단과 검찰조사를 대비해 오던 변양균 전 실장은 16일 모범택시를 타고 서울 서부지검에 자진 출두했다.

짙은 양복 차림의 변 전 실장은 지친 모습이었으며 취재진과 몸싸움을 벌인 끝에 검찰청사로 들어갔다.

변 전 실장은 '혐의를 인정하느냐','신정아씨와 연인 사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일체 대답을 하지 않았다.

신씨는 이날 오후 2시40분 일본 나리타 공항에서 인천행 JAL 953 비행기에 탑승했으며 오후 5시10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신씨는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던 검찰관계자들과 함께 곧바로 서울서부지검으로 향했다.

신씨는 공항 도착 직후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2개월의 해외도피생활에 지친 듯 신씨는 초췌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서부지검은 "변 전 실장을 피내사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으며 신씨 또한 피의자 신분"이라고 밝혔다.

신씨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 이후 참고인 진술과 공공기관 및 사설단체가 제출한 자료에만 의존해오던 검찰의 수사가 자진출두한 당사자들에 대한 직접 조사를 통해 의혹의 핵심을 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변 전 실장을 상대로 2005년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재임할 당시 신씨의 동국대 교원임용 과정과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있던 올해 신씨의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선정 과정에 개입해 직무권한을 남용했는지 여부를 집중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신씨가 학예실장으로 근무하던 성곡미술관에 다수 대기업의 후원이 쏟아진 배경에 변씨의 입김이 작용했는지와 후원의 대가로 기업들의 청탁을 들어준 적이 있는지도 추궁했다.

검찰은 아울러 청와대 관계자와 함께 청와대와 검찰 청사가 아닌 제3의 장소에서 변 전 실장의 사무실 컴퓨터의 내용을 분석했다.

검찰은 신정아씨를 상대로 올해 2월 이후 학력위조 사건 은폐 과정 등을 총체적으로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씨가 올해 7월 중순 잠시 귀국했다가 미국으로 출국하는 과정에 어떤 인물들이 직·간접적 도움을 줬는지 등'범인도피'의혹에 관한 조사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는 17일께 정해질 전망이다.

인천=김인완/문혜정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