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 후보 첫 4개 지역 경선에서 정동영 후보가 합계 1위를 차지하면서 '정동영 대세론'이 힘을 받고 있다.

정 후보는 조직력을 앞세워 '초반 4연전'에서 43.2%의 득표율을 기록, 여론조사 1위의 손학규 후보(29.1%)를 큰 표차로 따돌리고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여론과 세에서 밀리는 친노 진영은 서둘러 이해찬 후보로 단일화,강원지역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27.7%의 득표율을 보여 단일화 바람이 만만치 않음을 과시했다.

이제 경선전은 당초 예상대로 비노 대 친노의 불꽃 튀는 한판 승부로 압축됐다.


◆정동영 역대세론으로 가나

'초반 4연전'의 경선 결과는 '예상'을 빗나갔다.

뚜껑을 열기 전까지 '박빙'의 승부가 예상됐지만 결과는 정 후보의 '완승'이었다.

정 후보는 첫날 제주·울산에 이은 충북·강원 등 4연전에서 큰 표차로 앞섰다.

강원지역을 뺀 나머지 3곳에서 1위를 차지했다.

경선 초반 기싸움에서 확실한 주도권을 잡았다는 평가와 함께 역대세론을 형성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호남권 민심의 바로미터인 오는 29일 광주·전남 경선에서도 일단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의 승리 요인은 무엇보다 탄탄한 조직력 때문으로 풀이된다.

두 번의 열린우리당 의장 선거와 한 차례의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지방선거 등 전국 단위 선거를 5번이나 치르면서 쌓아온 세가 위력을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20%에도 못 미치는 저조한 투표율이 조직력에서 앞선 정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경선 시작을 하루 앞두고 열린우리당 1차 탈당파 의원 11명이 정 후보 지지를 선언한 것도 적지 않은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는 "초반 4개 지역에서 1위를 한 힘을 갖고 29일 광주·전남에서 확실하게 1위를 굳히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친노 단일후보 이해찬 파괴력은

경선 첫날 유시민 후보 사퇴로 친노 진영의 단일 후보로 나서게 되면서 관심은 '이해찬 파괴력'에 모아진다.

초점은 향후 경선에서 이 후보가 손·정 두 비노 후보와 3강 구도를 넘어 1위를 차지할 수 있느냐 여부다.

일단 초반 4연전에서는 친노 단일화의 시너지가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했다는 평가다.

한명숙 후보와 1차 단일화를 이뤘던 이 후보는 울산 경선에서 2위를 기록하며 손학규 후보를 4위로 따돌렸다.

강원지역 경선에서는 정·손 후보를 모두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강원 충북 경선 합계에서도 손 후보를 제치고 2위를 기록했다.

한 달간의 본경선 레이스에서 후보 단일화의 파괴력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물론 단일화 효과가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유 후보와의 단일화 이후 치러진 경선에서 정 후보에게 3000여표 뒤진 게 이를 뒷받침한다는 지적이다.


◆손학규 대세론 흔들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곧 범여권 후보 선호도 1위 자리를 지켜온 손 후보는 초반 4연전에서 종합 2위로 내려앉으면서 이른바 '대세론'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손 후보는 "적수공권(赤手空拳·아무것도 없는 맨손)으로 시작했다.

조직도 돈도 없는 것 치고는 많은 성원을 받아 감사한다"며 담담한 모습이었지만 캠프 내에는 비상이 걸렸다.

이에 따라 손 후보에게는 광주·전남 경선에 승부를 거는 모습이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