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하이닉스 등 반도체주에 대한 눈높이는 낮아지고 있는 반면 다른 기술주들에 대해선 장미빛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17일 현대증권 김장열 연구원은 "극도로 짧아진 사이클로 인한 단기 수익예측의 변동성 확대와 킬러 어플리케이션의 부재에 따른 중장기 수요 기대치 하향 등으로 반도체 주가 침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국내 업체들이 후발업체 대비 과거와 같은 확실한 경쟁력 우위를 보여 주는 것이 필요한데, 여기엔 시간이 다소 필요할 것이란 판단이다.

김 연구원은 "내년 후발업체들의 출하 증가율 둔화 등에 대한 기대감이 존재하나, 이를 투자자들이 받아들이기엔 현 시점에선 다소 힘들다"면서 "최근까지의 업황 변동이 너무 컸고 공정 지연이 계속되면서 실망감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당분간은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분석.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제시했다.

반면 다른 IT주들의 경우 실적 전망이 당초 예상보다 좋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계속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이날 삼성전기의 3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뛰어넘는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전망이라면서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당초 전망했던 468억원보다 많은 52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

MLCC 부문의 월 매출액이 500억원에 육박하는 등 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증권사 권성률 연구원은 "카메라 모듈의 중국 이전 완료로 원가를 절감,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고 HDI 부문도 손익 분기점에 조만간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수 의견에 목표주가는 7만원으로 제시.

푸르덴셜투자증권도 실적 랠리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삼성전기의 목표주가를 마찬가지로 7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 증권사 김운호 연구원은 "삼성전기의 영업이익 증가율이 IT 중소형주들 중 최고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호평했다.

이에 앞서 대신증권도 지난 12일 MLCC 시장의 성장세에 주목하며 삼성전기를 매수 추천했고, 노무라증권도 마진확대와 가시화되고 있는 실적 턴어라운드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삼성테크윈은 디지털 카메라 시장 내 입지 강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13일 삼성증권이 내년 디카 부문에서 빅3 업체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호평한데 이어 이날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통해 세계 1위도 넘볼 수 있다며 한층 더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이 증권사 노근창 연구원은 "제품 라인업 강화와 전문가용 디지털 카메라의 경쟁력 제고, 독립브랜드 개발 등 1위 업체가 될 수 있는 필요 조건들을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통해 충족시킬 전망"이라고 밝혔다.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3%와 93%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 가운데 실적 호조가 내년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한 가운데 목표주가는 7만8000원으로 높여 제시했다.

이 증권사는 LG전자 역시 올 하반기 실적 모멘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따른 우려로 주가가 조정 국면에 있지만, 북미 노출도가 큰 생활가전과 휴대폰 모두 프리미엄 제품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 등지에서의 점유율도 상승하고 있어 북미 노출도가 줄어들고 있는 점도 주목할만하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LG필립스LCD도 3분기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이란 전망이다.

굿모닝신한증권 소현철 연구원은 "체질 개선을 통한 수익성 확대, 타이트한 수급 전망 등이 향후 실적 전망을 뒷받침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조160억원과 5794억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웃돌 것으로 기대.

필립스의 지분 물량 부담은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돼 있다면서, 매수 의견에 목표주가를 6만1000원으로 내놓았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