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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론] 장사꾼대학이 양산한 학력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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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郭相瓊 < 고려대 명예교수·경제학 >

    최근 허위 학력(學歷) 문제가 우리를 슬프게 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가장 심한 고질적 병폐 중 하나가 남을 속이고 자기의 이득을 취하려는 금전관계 사기 행각인데,직접적으로 남의 돈을 갈취하거나 금전적 손해를 입히지 않는 일종의 자기기만의 속임수가 허위 학력 문제다.

    허위 학력 문제가 이토록 사회 문제가 되는 우리나라의 현실은 양심이 인심이고 실력이 능력이며 경쟁이 질서라는 사회적 규범을 준수하지 않는 데서 나타나는 병폐의 하나다.

    이는 근본적으로 교육 부재 및 교육 부실의 문제다.

    특히 가정교육 부재가 근본 원인이다.

    정직과 양심 그리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은 말을 배우고 글을 익히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자연적으로 마음에 배어 있어야 하고 체질화돼야 하며 습관으로 굳어져 있어야 한다.

    그런데 가정 교육은 뒷전이고 학교에서의 점수에만 열중하는 부모의 잘못된 인식이 근본적인 문제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주로 증명의 진위 여부다.

    하지만 사실은 학력 자체의 허구,즉 증명과 내용의 괴리가 더 심각한 문제다.

    학력 증명서(학위)가 나타내고 있는 학력(學力)을 그대로 갖추고 있느냐가 더 큰 문제인 것이다.

    학력을 갖추지 않은 학위 증명서는 눈 뜨고 속이는 날강도와 같다.

    눈 감고 속이는 것보다 더 나쁠 수도 있다.

    포장만 하고 속은 비어 있는 기만,즉 겉은 진짜고 속은 가짜다.

    수적으로는 더 심각한 이것도 본질적으로는 허위 학력이다.

    몇 가지 대표적인 사례를 보자.많은 운동 선수들이 대학교에 이름만 올려놓고 공부는 하지 않는다.

    그래도 졸업장(학위증)이 주어진다.

    어떤 내용의 학위증인가.

    많은 대학교가 4년간 등록만 하면 학사 학위를 준다.

    어느 정원 미달 대학교는 '1/2+1/5=2/7'라고 하는 학생도 등록만 하고 있으면 졸업장을 준다.

    우리나라에서 과연 학위를 받을 수 있는 학력을 제대로 갖추게 하고 학위를 주는지 대단히 의심스럽다.

    석·박사의 경우도 유사한 사례가 많은 것 같다.

    그런데도 제대로 평가하고 감독해 학력을 갖추게 하고 학위 증명을 수여하도록 하는 제도적 기준과 감독이 없다.

    많은 대학교가 특수 대학원을 운영하고 있지만 제대로 공부하게 하고 그 내용에 따라 학위 또는 증명서를 주는지 의심스럽다.

    많은 경우 학생에게는 사교장이고 학교로서는 돈벌이 수단이다.

    정부는 학력과 증명의 괴리,즉 부실 교육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고 대학을 쥐고 흔드는 권력 행사(규제와 통제)에만 열심이다.

    교육부가 교육 자체는 외면하고 행정에만 열을 올린다.

    미국의 비인가 대학(uncredited university)에 돈만 내고 학위를 받은 한국 사람이 상당수 있다고 한다.

    주로 한국 사람을 상대로 공부는 없고 돈 받고 증명서만 주는 일종의 사기꾼 대학이다.

    성직자와 교직자가 많다는 데 경악을 금할 수 없다.

    미국의 대학은 철저한 경쟁 체제다.

    대학이 얼마나 높은 학력으로 학위를 수여하는지 미국대학연맹은 철저히 평가하고 공개해 대학 간 치열한 경쟁을 유도한다.

    모든 대학은 대학연맹의 평가를 높게 받으려 최선을 다한다.

    대학 스스로 평가에 목매고 있다.

    높은 평가를 받기 위해 공부를 철저히 그리고 더욱더 열심히 시킨다.

    학력과 증명이 일치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의 대학에서 학위를 받는다는 것은 학력 국제 경쟁을 하는 것이다.

    경쟁이란 이런 것이구나 실감할 수 있는 철저한 시스템의 교육이다.

    내용이 부실하고 포장만 하는 학위란 있을 수 없다.

    국제 경쟁을 거쳐 얻는 학위는 곧 실력으로 통한다.

    한국의 대학은 경쟁이 없는 무풍 지대다.

    그래서 학력과 학위의 괴리가 큰 것이다.

    한국 기업은 국내외로 철저하게 국제 경쟁을 한다.

    대기업일수록 국제 경쟁은 더 치열하다.

    그래서 대기업일수록 가장 앞서 있다.

    기업은 포장과 내용이 일치하지 않을 수 없다.

    기업의 실력은 수출과 수입에 의해 국제적으로 증명된 수준이다.

    따라서 한국의 가장 앞선 주체는 기업이다.

    가짜에 잘 속으면서 진짜에 인색한 우리의 정서가 문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스스로 정직하고 정당한 경쟁을 인정하는 올바른 정서가 우리 사회에 확립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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