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CEO의 두둑한 월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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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WALL STREET JOURNAL 본사 독점전재 ]
미국 정책연구원(IPS)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20인의 경영자들은 작년 한 해 총 36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포천지 선정 500대 기업의 경영자들은 이 중 1080만달러를 점했다.
이를 종업원의 보수 평균과 비교하면 364배에 달한다.
40년 전에는 20~30배에 불과했던 것이 이만큼 격차가 벌어졌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가만 있을 수 없게 됐다.
경영자들이 받는 보수 규모를 상세히 밝히라고 기업들에 주문했다.
지난 4월에는 미 하원이 경영자 보수와 관련해 주주들의 이의 제기권(say on pay)을 보장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최고경영자(CEO) 보수 문제는 경제적 논리로 이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런 주장에 따르면 주주들은 CEO 보수를 줄이려 하기는커녕 계속 올라가도록 그냥 놔둘 것이라고 한다.
영국이 그랬다.
2003년 CEO 보수에 대한 주주들의 발언권을 강화했지만 이후 CEO들의 보수 규모는 더 커져 미국 수준을 따라잡고 있다.
이는 지난 40년간 경제 구조에 근본적 변화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40년 전 대기업 CEO들은 대량 생산 체제하에서 표준화에만 집착했다.
관료주의가 횡행했다.
안정적인 과점 체제가 온존하고 대형 노조,예측 가능한 시장,별 볼일 없는 주가 움직임 등이 특징을 이뤘다.
그러나 현대 기업의 CEO는 다르다.
과점 체제가 사라지고 진입 장벽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
경쟁 업체들도 소비자와 투자자들을 뺏으려고 호시탐탐 노린다.
따라서 현대 기업이 소비자와 투자자를 잃지 않고 차별화된 경영을 하느냐 마느냐는 전적으로 CEO에게 달렸다.
똑똑하고 냉정하고 경쟁 우위의 요소를 찾아낼 수 있는 CEO가 중요한 시대가 됐다.
현대 경영에선 교과서도 없고 미리 짜여진 전략도 나올 수 없다.
있다면 이미 경쟁 회사가 쓰고 있을 터이다.
경영 능력이 검증된 인재들도 많지 않다.
1980년~2003년 미국 500대 기업의 CEO 보수는 6배로 늘어났다.
너무 과도한가? 투자자들에겐 그렇지 않다.
500대 기업의 가치 역시 6배 확대됐기 때문이다.
엑슨모빌의 사례를 보자.이 회사는 2005년 360억달러의 순익을 기록했다.
리 레이먼드 전 회장은 그 해 총 4억달러어치의 보상을 받고 은퇴했다.
하지만 엑슨모빌 투자자들은 경쟁 업체(205%)보다 많은 223%의 수익률을 올렸다.
금액으론 160억달러다.
레이먼드 전 회장은 이 중 4%만 가져갔을 뿐이다.
물론 이런 경제학적인 접근법이 CEO들의 막대한 보수를 도덕적으로 정당화하지는 못한다.
투자자로서는 용납할지 몰라도 시민 입장에선 반대할 수 있다.
하지만 보수에 대해 규제를 가하려고 주주 권리를 강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할리우드 유명 배우나 사모 펀드,헤지 펀드 매니저들처럼 높은 소득세율을 적용하는 게 더 낫다.
정리=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
◇이 글은 로버트 라이히 UC버클리 교수(전 미국 노동부 장관)가 'CEO는 그만한 보수를 받을 만하다(CEOs Deserve Their Pay)'란 제목으로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글을 옮긴 것입니다.
미국 정책연구원(IPS)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20인의 경영자들은 작년 한 해 총 36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포천지 선정 500대 기업의 경영자들은 이 중 1080만달러를 점했다.
이를 종업원의 보수 평균과 비교하면 364배에 달한다.
40년 전에는 20~30배에 불과했던 것이 이만큼 격차가 벌어졌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가만 있을 수 없게 됐다.
경영자들이 받는 보수 규모를 상세히 밝히라고 기업들에 주문했다.
지난 4월에는 미 하원이 경영자 보수와 관련해 주주들의 이의 제기권(say on pay)을 보장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최고경영자(CEO) 보수 문제는 경제적 논리로 이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런 주장에 따르면 주주들은 CEO 보수를 줄이려 하기는커녕 계속 올라가도록 그냥 놔둘 것이라고 한다.
영국이 그랬다.
2003년 CEO 보수에 대한 주주들의 발언권을 강화했지만 이후 CEO들의 보수 규모는 더 커져 미국 수준을 따라잡고 있다.
이는 지난 40년간 경제 구조에 근본적 변화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40년 전 대기업 CEO들은 대량 생산 체제하에서 표준화에만 집착했다.
관료주의가 횡행했다.
안정적인 과점 체제가 온존하고 대형 노조,예측 가능한 시장,별 볼일 없는 주가 움직임 등이 특징을 이뤘다.
그러나 현대 기업의 CEO는 다르다.
과점 체제가 사라지고 진입 장벽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
경쟁 업체들도 소비자와 투자자들을 뺏으려고 호시탐탐 노린다.
따라서 현대 기업이 소비자와 투자자를 잃지 않고 차별화된 경영을 하느냐 마느냐는 전적으로 CEO에게 달렸다.
똑똑하고 냉정하고 경쟁 우위의 요소를 찾아낼 수 있는 CEO가 중요한 시대가 됐다.
현대 경영에선 교과서도 없고 미리 짜여진 전략도 나올 수 없다.
있다면 이미 경쟁 회사가 쓰고 있을 터이다.
경영 능력이 검증된 인재들도 많지 않다.
1980년~2003년 미국 500대 기업의 CEO 보수는 6배로 늘어났다.
너무 과도한가? 투자자들에겐 그렇지 않다.
500대 기업의 가치 역시 6배 확대됐기 때문이다.
엑슨모빌의 사례를 보자.이 회사는 2005년 360억달러의 순익을 기록했다.
리 레이먼드 전 회장은 그 해 총 4억달러어치의 보상을 받고 은퇴했다.
하지만 엑슨모빌 투자자들은 경쟁 업체(205%)보다 많은 223%의 수익률을 올렸다.
금액으론 160억달러다.
레이먼드 전 회장은 이 중 4%만 가져갔을 뿐이다.
물론 이런 경제학적인 접근법이 CEO들의 막대한 보수를 도덕적으로 정당화하지는 못한다.
투자자로서는 용납할지 몰라도 시민 입장에선 반대할 수 있다.
하지만 보수에 대해 규제를 가하려고 주주 권리를 강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할리우드 유명 배우나 사모 펀드,헤지 펀드 매니저들처럼 높은 소득세율을 적용하는 게 더 낫다.
정리=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
◇이 글은 로버트 라이히 UC버클리 교수(전 미국 노동부 장관)가 'CEO는 그만한 보수를 받을 만하다(CEOs Deserve Their Pay)'란 제목으로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글을 옮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