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3600개 우체국 물류시스템 '한눈에'

GPSㆍ바코드ㆍPDA로 운송ㆍ분류ㆍ수취 확인

추석 등 명절 때면 가장 바쁜 곳이 우체국이다.

각지로 보내야 할 편지는 물론 소포로 포장한 선물도 산더미같이 쌓인다.

그래서 우편물이 늦게 배달될까 걱정하기 십상이다.

그런데 대부분 정상적으로 배달된다.

우정사업본부가 밝힌 명절 특별 소통기간의 우편물 정상배달률(등기는 다음 날,보통우편은 3일 이내)은 90% 이상이다.

과거에는 우편물이 늦게 배달되기 일쑤였는데 이젠 옛말이다.

그렇다면 명절 때도 정상 배달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해답은 정보기술(IT)의 힘이다.

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전국 3600여개 우체국을 우편물류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우편물류시스템 '포스트넷(PostNet)'을 운영하고 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우편물을 통합적으로 관리한다.

우편물이 지금 어디쯤 가고 있고 언제쯤 배달하는지를 문자메시지(SMS)를 통해 고객에게 알리는 것도 이 시스템을 바탕으로 한다.

우편물의 배달 흐름은 올해부터 달라졌다.

올해 초 대전우편집중국 대전교환센터에 전국 우체국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살펴볼 수 있는 '우편물류종합상황실(PQCC)'을 가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상황실에서는 우편물 소통과 장애 상황은 물론 운송차량의 이동 상황을 실시간으로 추적한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기술을 적용한 것.

정회진 우편사업단 서기관은 "종합상황실에는 50인치 모니터 10개가 붙어 있어 980여대 우편물 운송차량이 어디에 가 있는지 일목요연하게 지도상에 나타난다"며 "100여개 폐쇄회로TV(CCTV)도 집중국 도착 및 발착장에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정 서기관은 "교통혼잡 상황에 따른 운송 예정시간과 우편 물량 등을 집중국에 알려주면 집중국에서 차량준비 등을 재빨리 할 수 있어 운송시간을 최대한 단축시킨다"고 덧붙였다.

상황실의 통제를 받는 우편물 배달 과정은 비교적 간단하다.

전국 우체국에서 접수한 편지 소포 택배 등에는 바코드가 붙여져 대전교환센터에 모아진다.

교환센터에서는 바코드를 '오버헤드 스캐너'로 읽는다.

스캐너가 우편번호를 인식하면 컨베이어벨트 작업을 통해 우편물을 우편집중국별로 분류한다.

우편물은 전국 25개 우편집중국으로 운송된다.

집중국에서는 역시 같은 방식으로 우편물을 전국 500여개 집배국별로 나눠 보낸다.

문제는 집배국이다.

대부분 집배국에선 집배원들이 일일이 수작업으로 우편물을 분류한다.

그러나 서울 노원과 남인천,경기 시흥 등 일부 우체국에는 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지난해 말 개발한 우편물 정열장비(순로자동구분시스템)가 설치돼 있다.

이 장비는 한글주소 인식기술을 활용,우편물을 동단위까지 자동으로 구분해 준다.

우정사업본부는 앞으로 집배국에 우편물정열장비를 확대 보급한다는 방침이다.

1만6000여 집배원들이 갖고 있는 PDA도 중요한 IT장비다.

PDA는 포스트넷 시스템과 연결돼 있어 실시간 정보가 나타난다.

집배원이 배달해야 할 우편물 내역과 받을 사람 목록이 나온다.

집배원은 우편물을 배달하고 PDA에 서명을 받는다.

2005년부터 종이배달증이 없어진 것도 PDA 덕분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전자태그(RFID) 기술도 활용할 예정이다.

대전교환센터와 천안 및 대전 우편집중국에서 운송 용기별로 전자태그를 부착해 분류작업에 활용하는 시범사업을 벌이고 있다.

올 추석 소포 우편량은 지난해 추석 때 700만통보다 약 20% 증가한 860만통으로 예상된다.

하루 평균 우편량도 평상시보다 3배가 넘는 120만통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최성열 우정사업본부 홍보팀장은 "PDA GPS 바코드 전자태그 등 IT 기술에 힘입어 설 또는 추석 연휴 때에도 정상배달률이 90%를 넘는다"고 말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