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과 행복은 비례하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진실을 안다는 것이 행복으로 연결될 수 있을까?'
연극 '8인의 여인'이 던지는 질문이다.
오는 10월7일까지 대학로 이다 1관에서 공연되는 이 연극은 3년 전 국내에서 개봉한 프랑스 감독 프랑수아 오종의 영화 '8명의 여인들'로도 유명한 작품이다.
'8인의 여인'은 크리스마스 휴가를 보내기 위해 가족들이 모인 겨울 아침,가장인 마르셀이 시체로 발견되면서 시작된다.
폭설로 고립된 저택에서 그를 죽인 용의자는 아내 갸비,처제 오귀스틴부터 장모 마미,가정부 루이즈,두 딸 등 '8명의 여인' 중 하나다.
큰딸 쉬종이 주도해 범인을 색출해내는 과정에서 등장 인물들은 외도,탐욕,욕망 등 인간 본연의 추악한 모습을 드러낸다.
결국엔 이 모든 일들이 막내딸 카트린느가 가족들의 진실을 아버지에게 보여주기 위해 꾸민 연극이란 것이 밝혀지지만,감당못할 진실을 알게 된 아버지는 권총 자살로 '진짜' 죽게 된다.
주제는 사뭇 진지하지만 이것을 풀어내는 과정은 배꼽 빠지게 코믹하다.
알코올 중독자 외할머니 역을 맡은 이주실씨는 남자 친구의 아이를 가진 손녀에게 술을 권하며 "아이를 생각해서 먹어라"고 하는가 하면,순진한 노처녀 이모를 연기한 박명신씨는 밤마다 남자의 손길을 그리워하는 감정을 능청스럽게 표현한다.
귀부인인 척하는 엄마 갸비의 이연규와 섹시한 고모 피에레테의 정재은이 정작 싸울 때는 주책맞은 아줌마로 '돌변'하는 장면도 재미있다.
하지만 관객에게 웃음을 주는 데 치중한 나머지 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블랙 코미디'적인 요소는 약해졌다.
예상치 못한 대사나 장면 연출보다는 대중적인 입맛에 극을 맞췄다는 점이 '양날의 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고모와 가정부 사이의 동성애적 코드는 한국 관객의 정서를 감안해 뺐다.
여인들이 각자가 범인이 아니라며 툭탁거리는 과정을 일부러 시끄럽고 정신없게 표현한 감독의 의도는 알겠지만,극의 흐름에 방해가 되지 않았나 되짚어볼 대목이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연극 '8인의 여인'이 던지는 질문이다.
오는 10월7일까지 대학로 이다 1관에서 공연되는 이 연극은 3년 전 국내에서 개봉한 프랑스 감독 프랑수아 오종의 영화 '8명의 여인들'로도 유명한 작품이다.
'8인의 여인'은 크리스마스 휴가를 보내기 위해 가족들이 모인 겨울 아침,가장인 마르셀이 시체로 발견되면서 시작된다.
폭설로 고립된 저택에서 그를 죽인 용의자는 아내 갸비,처제 오귀스틴부터 장모 마미,가정부 루이즈,두 딸 등 '8명의 여인' 중 하나다.
큰딸 쉬종이 주도해 범인을 색출해내는 과정에서 등장 인물들은 외도,탐욕,욕망 등 인간 본연의 추악한 모습을 드러낸다.
결국엔 이 모든 일들이 막내딸 카트린느가 가족들의 진실을 아버지에게 보여주기 위해 꾸민 연극이란 것이 밝혀지지만,감당못할 진실을 알게 된 아버지는 권총 자살로 '진짜' 죽게 된다.
주제는 사뭇 진지하지만 이것을 풀어내는 과정은 배꼽 빠지게 코믹하다.
알코올 중독자 외할머니 역을 맡은 이주실씨는 남자 친구의 아이를 가진 손녀에게 술을 권하며 "아이를 생각해서 먹어라"고 하는가 하면,순진한 노처녀 이모를 연기한 박명신씨는 밤마다 남자의 손길을 그리워하는 감정을 능청스럽게 표현한다.
귀부인인 척하는 엄마 갸비의 이연규와 섹시한 고모 피에레테의 정재은이 정작 싸울 때는 주책맞은 아줌마로 '돌변'하는 장면도 재미있다.
하지만 관객에게 웃음을 주는 데 치중한 나머지 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블랙 코미디'적인 요소는 약해졌다.
예상치 못한 대사나 장면 연출보다는 대중적인 입맛에 극을 맞췄다는 점이 '양날의 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고모와 가정부 사이의 동성애적 코드는 한국 관객의 정서를 감안해 뺐다.
여인들이 각자가 범인이 아니라며 툭탁거리는 과정을 일부러 시끄럽고 정신없게 표현한 감독의 의도는 알겠지만,극의 흐름에 방해가 되지 않았나 되짚어볼 대목이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