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을 사지 않고 유동자금으로 굴리고 있는 투신권의 잉여 유동자금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국내 주식형펀드로 꾸준히 자금이 들어오고 있으나 투신사(자산운용사)들이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증시 전망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게 주 요인으로 꼽힌다.

17일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일정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로 유입된 자금에서 실제 투신권이 순매수한 금액을 뺀 잉여 유동자금 규모는 △지난 8월23~29일 6459억원 △8월30일~9월5일 1조2386억원 △9월6~12일 2879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3주간 투신권으로 자금 유입이 이어졌지만 기관들은 적극적으로 주식 매수에 나서지 않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투신권의 잉여 유동자금은 8월 초 중순엔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지난달 초부터 중순까지 기관들은 적극적으로 주식을 사들였다.

실제 지난 8월9~14일 기관들의 잉여 유동자금은 -3414억원이었고 8월15~22일 동안에는 -3800억원을 기록했다.

해당 기간 기관들은 주식형펀드로 유입된 자금 규모보다 더 많이 주식을 사들였던 것이다.

이와 관련,업계 관계자는 "기관들은 지난 8월 초 급락장에서 주식을 공격적으로 사들였지만 이달 들어 주가가 회복되면서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지 않고 있다"며 "미국 금리 정책과 고유가 등 외부 환경의 불투명성이 커지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