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슈라이어 기아차 디자인총괄부사장 "한국 자동차 디자인은 고립된 섬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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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마치 고립된 섬(island)과 같다."
유럽 자동차 디자인 업계의 3대 명장(名匠)으로 꼽히는 피터 슈라이어 기아자동차 디자인총괄 부사장(54)이 한국의 자동차 디자인 수준에 대해 애정어린 충고를 했다.
한국의 자동차 디자인이 국제적 수준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한 채 '우물 안 개구리'에 머물고 있다는 것.
슈라이어 부사장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제62회 프랑크푸르트 모터쇼'가 열리고 있던 독일 프랑크푸르트 메세에서 기자와 만나 "한국의 도로를 달리는 차들을 보면 종류나 색상 등 디자인이 너무 단순하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한국에는) 오직 세단과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밖에 없고 차량 색상도 대부분 검은색과 흰색이어서 한국 자동차 시장은 마치 세계 시장에서 동떨어진 섬과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기아차에 영입돼 자신의 디자인 철학을 알리는 데 주력해 왔던 슈라이어 부사장이 한국의 자동차 디자인 수준에 대해 공개적으로 평가하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영화나 음악 등 한국의 다른 문화가 세계적인 수준인 데 반해 유독 자동차 디자인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며 "지금 한국 자동차 시장엔 무엇보다 디자인의 다양성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와 관련,디자인의 글로벌화를 위해서는 해외 디자인센터가 세계 시장의 트렌드를 국내에 소개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한국 자동차 디자인의 폐쇄성을 우회적으로 질타했다.
슈라이어 부사장은 또 한국 자동차 디자인의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연속성(정체성)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기아차에는 아직까지 디자인의 연속성이 없다"며 "이번 모터쇼에서 공개한 컨셉트 카 키(Kee)를 시작으로 앞으로 5~6년 뒤면 답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디자인의 정체성을 확보하려면 소비자들이 기다려 줘야 하는데 한국의 소비자들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는 질문에 대해 슈라이어 부사장은 정체성을 찾는 것을 등산에 비유해 설명했다.
그는 "처음 등산을 시작할 때는 앞에 뭐가 있는지 잘 모르지만 나중에 산 정상에 올라 뒤돌아보면 올라왔던 길이 보인다"고 말했다.
슈라이어 부사장은 기아차의 디자인 철학으로 내세운 '직선의 단순화(The simplicity of the straight line)'에 대해 "사실 단순한 것이 가장 어렵다"며 "단순하면서도 따분하지 않고(not boring),단순하면서도 감정이 배어 있는 그런 단순함을 추구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의선 기아차 사장은 굉장히 오픈된 마인드를 갖고 있으며 자동차 디자인의 중요성을 잘 이해하고 있어 편하다"고 말했다.
독일 태생인 슈라이어 부사장은 뮌헨대학 산업디자인학과를 나와 영국 왕립예술대학(RCA)에서 자동차 디자인을 공부했다.
기아차로 영입되기 전에는 아우디와 폭스바겐에서 디자인총괄 책임자로 일했다.
자동차 디자이너로는 세 번째로 지난 6월 RCA로부터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
유럽 자동차 디자인 업계의 3대 명장(名匠)으로 꼽히는 피터 슈라이어 기아자동차 디자인총괄 부사장(54)이 한국의 자동차 디자인 수준에 대해 애정어린 충고를 했다.
한국의 자동차 디자인이 국제적 수준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한 채 '우물 안 개구리'에 머물고 있다는 것.
슈라이어 부사장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제62회 프랑크푸르트 모터쇼'가 열리고 있던 독일 프랑크푸르트 메세에서 기자와 만나 "한국의 도로를 달리는 차들을 보면 종류나 색상 등 디자인이 너무 단순하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한국에는) 오직 세단과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밖에 없고 차량 색상도 대부분 검은색과 흰색이어서 한국 자동차 시장은 마치 세계 시장에서 동떨어진 섬과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기아차에 영입돼 자신의 디자인 철학을 알리는 데 주력해 왔던 슈라이어 부사장이 한국의 자동차 디자인 수준에 대해 공개적으로 평가하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영화나 음악 등 한국의 다른 문화가 세계적인 수준인 데 반해 유독 자동차 디자인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며 "지금 한국 자동차 시장엔 무엇보다 디자인의 다양성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와 관련,디자인의 글로벌화를 위해서는 해외 디자인센터가 세계 시장의 트렌드를 국내에 소개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한국 자동차 디자인의 폐쇄성을 우회적으로 질타했다.
슈라이어 부사장은 또 한국 자동차 디자인의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연속성(정체성)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기아차에는 아직까지 디자인의 연속성이 없다"며 "이번 모터쇼에서 공개한 컨셉트 카 키(Kee)를 시작으로 앞으로 5~6년 뒤면 답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디자인의 정체성을 확보하려면 소비자들이 기다려 줘야 하는데 한국의 소비자들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는 질문에 대해 슈라이어 부사장은 정체성을 찾는 것을 등산에 비유해 설명했다.
그는 "처음 등산을 시작할 때는 앞에 뭐가 있는지 잘 모르지만 나중에 산 정상에 올라 뒤돌아보면 올라왔던 길이 보인다"고 말했다.
슈라이어 부사장은 기아차의 디자인 철학으로 내세운 '직선의 단순화(The simplicity of the straight line)'에 대해 "사실 단순한 것이 가장 어렵다"며 "단순하면서도 따분하지 않고(not boring),단순하면서도 감정이 배어 있는 그런 단순함을 추구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의선 기아차 사장은 굉장히 오픈된 마인드를 갖고 있으며 자동차 디자인의 중요성을 잘 이해하고 있어 편하다"고 말했다.
독일 태생인 슈라이어 부사장은 뮌헨대학 산업디자인학과를 나와 영국 왕립예술대학(RCA)에서 자동차 디자인을 공부했다.
기아차로 영입되기 전에는 아우디와 폭스바겐에서 디자인총괄 책임자로 일했다.
자동차 디자이너로는 세 번째로 지난 6월 RCA로부터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