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맥 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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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패스트 푸드의 체인은 단연 맥도날드다.
토끼 귀 모양의 입간판으로 더욱 친근한 맥도날드는 120여개 국가에 점포수가 3만개가 넘고,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이 곳을 드나드는 고객도 하루 480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지금은 맥도날드의 빅맥이 비만의 주범이다 해서 배척하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지만,어쨌든 맥도날드는 미국의 20세기 최고 성공기업으로 꼽히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 회사의 성공비결은 간단하다.
어떻게 하면 더 싸게,더 빨리,더 크게 하느냐는 것이었다.
마치 공장의 조립라인을 연상케 한다.
그러나 종업원 입장에서 보면 일 자체가 단조롭기 짝이 없다.
본사에서 배달된 냉동식품을 기계에 넣어 간단한 수작업만을 거치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작업의 성격을 두고,미국의 소설가 코플런드가 1991년 자신의 소설 'X세대'에서 '맥잡(McJob)'이란 신조어로 표현했다.
맥도날드와 잡(Job)의 합성어인데,어디에 명함도 못 내밀고,체면도 안 서고,장래성도 없는 서비스 일자리라는 뜻이다.
그후 맥잡은 2003년 메리엄 웹스터 사전,옥스퍼드 사전이 '숙련된 기술이 필요없는 저임금 노동자'로 풀이하면서,각국에서 고용의 성격을 말할 때 널리 쓰이게 됐다.
'빅맥지수'가 각국의 실질 구매력을 비교하는 기준이라면,맥잡은 허드렛일의 대명사격인 셈이다.
최근 몇년 새 우리나라의 서비스 일자리는 늘었으나,대부분이 단순·저임금이라 해서 맥잡의 고용형태라고 평가받고 있다.
제조업에서 빠져 나간 인력들이 서비스업의 하위 일자리로 고착되고 있는 현상을 빗댄 것이다.
맥잡으로 인해 소득의 양극화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올 들어 맥도날드는 부정적인 맥잡의 의미를 바꾸기 위해 캠페인 등 여러 활동을 벌이고 있다.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을 폄하하지 말라는 항변이다.
우리 서비스업 종사자들 역시 비록 임금이 낮다 해도,나름대로의 직업의식을 갖고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이들을 싸잡아 맥잡이라 말하는 것은 삼갈 일이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
토끼 귀 모양의 입간판으로 더욱 친근한 맥도날드는 120여개 국가에 점포수가 3만개가 넘고,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이 곳을 드나드는 고객도 하루 480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지금은 맥도날드의 빅맥이 비만의 주범이다 해서 배척하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지만,어쨌든 맥도날드는 미국의 20세기 최고 성공기업으로 꼽히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 회사의 성공비결은 간단하다.
어떻게 하면 더 싸게,더 빨리,더 크게 하느냐는 것이었다.
마치 공장의 조립라인을 연상케 한다.
그러나 종업원 입장에서 보면 일 자체가 단조롭기 짝이 없다.
본사에서 배달된 냉동식품을 기계에 넣어 간단한 수작업만을 거치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작업의 성격을 두고,미국의 소설가 코플런드가 1991년 자신의 소설 'X세대'에서 '맥잡(McJob)'이란 신조어로 표현했다.
맥도날드와 잡(Job)의 합성어인데,어디에 명함도 못 내밀고,체면도 안 서고,장래성도 없는 서비스 일자리라는 뜻이다.
그후 맥잡은 2003년 메리엄 웹스터 사전,옥스퍼드 사전이 '숙련된 기술이 필요없는 저임금 노동자'로 풀이하면서,각국에서 고용의 성격을 말할 때 널리 쓰이게 됐다.
'빅맥지수'가 각국의 실질 구매력을 비교하는 기준이라면,맥잡은 허드렛일의 대명사격인 셈이다.
최근 몇년 새 우리나라의 서비스 일자리는 늘었으나,대부분이 단순·저임금이라 해서 맥잡의 고용형태라고 평가받고 있다.
제조업에서 빠져 나간 인력들이 서비스업의 하위 일자리로 고착되고 있는 현상을 빗댄 것이다.
맥잡으로 인해 소득의 양극화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올 들어 맥도날드는 부정적인 맥잡의 의미를 바꾸기 위해 캠페인 등 여러 활동을 벌이고 있다.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을 폄하하지 말라는 항변이다.
우리 서비스업 종사자들 역시 비록 임금이 낮다 해도,나름대로의 직업의식을 갖고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이들을 싸잡아 맥잡이라 말하는 것은 삼갈 일이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