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전국 PC방 대란' 기사가 나간 뒤 기자에게 문의 전화와 이메일이 빗발쳤다.

PC방을 운영하는 분도 있었지만 건물주가 문의하는 경우도 많았다.

관련 기사에도 네티즌들이 댓글을 1000여개나 다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PC방 업주,건물주,네티즌들의 공통된 의문 사항은 'PC방에 도대체 왜 면적 제한을 하는가'였다.

150㎡든 300㎡든 그런 규제 자체가 소송 대상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

한 PC방 주인은 "기존 기준보다 3분의 1도 안 되게 줄이면서 지키라고 하는 것 자체가 재산권과 영업활동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어떤 건물주는 "빨리 새 세입자를 찾아야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당사자인 PC방 관계자들은 더욱 힘들어하고 있었다.

조영철 인터넷PC문화협회 국장은 "사실 제도 자체보다 정부 쪽 사람들을 만났을 때 느끼는 절망감이 더 컸다"며 "PC방을 무조건 잡아야 한다는데 사실 아무 논리가 통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물론 정부의 입장이나 애초의 입법 취지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바다이야기'와 성인 PC방 사태는 너무도 심각했고 이에 대한 단속이 절실했다.

성인 PC방뿐 아니라 일반 PC방도 학교 주변에 있을 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 사례가 많다.

가출 청소년이 PC방에 모이고 PC방에서 게임 때문에 사회적 문제도 생겼다.

PC방의 자정 노력이 절실한 부분이다.

그렇지만 대부분 생계 차원에서 운영되는 PC방 전체를 대상으로 동일한 규제의 칼을 빼 든 것은 지나쳤다.

영세화,음지화가 문제였던 PC방이 이번 면적 제한과 시설 규제로 인해 더욱 영세화되고 음지로 숨어들 것이 뻔하다.

이런 예측을 하지 못했다는 것도 문제다.

부정적인 측면도 있었지만 PC방은 분명 한국 게임산업의 발원지였다.

한게임도 PC방에서 시작했고 엔씨소프트 넥슨 등 대부분의 게임 회사는 PC방이 없었으면 성장할 수 없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PC방을 창업했고 수만 명의 젊은이들이 게임업체에 취직해 꿈을 키우고 있다.

성인 PC방을 잡으려다 멀쩡한 PC방,나아가 게임 산업까지 잡을 것 같아 영 씁쓸하다.

벼룩 잡으려고 초가삼간을 태울까 우려된다.

임원기 IT부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