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지지부진하던 글로벌 명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주가가 올 들어 상승세를 타고 있다. 강달러 덕에 미국에서 명품 소비가 늘고, 명품업계 ‘큰손’인 중국에서 경기 부양책 기대가 확산하고 있어서다. ‘명품주 ETF’ 올해 11% 상승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DEX 유럽명품TOP10 STOXX’ ETF는 올 들어 지난 24일까지 10.95% 수익률을 냈다. 지난해 하반기 1.32%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이 ETF 투자 자산의 60% 이상이 집중된 에르메스인터내셔널, 리치몬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주가가 최근 순항한 결과다.또 다른 명품주 ETF ‘HANARO 글로벌럭셔리S&P(합성)’ 수익률은 올 들어 1.08%다. 기초지수 구성이 주요 명품기업 외에 호텔·레저, 완성차 업체 등에 분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이들 ETF가 투자한 글로벌 명품기업 주가는 최근 오름세가 뚜렷하다. 세계 최대 명품그룹 LVMH 주가는 이달 프랑스 증시에서 15.53% 상승했다. 에르메스인터내셔널(15.69%), 크리스찬디올(12.15%), 케링(9.52%) 등도 줄상승했다. 리치몬트는 같은 기간 스위스 증시에서 27.90% 뛰었다. 리치몬트는 까르띠에, IWC, 바쉐론콘스탄틴 등 명품 브랜드를 산하에 두고 있다. 미·중, 쌍끌이 소비 확대주요 명품기업 주가는 지난해 내리막을 탔다. 주요 시장인 미국과 중국의 명품 소비가 눈에 띄게 줄어서다. 특히 중국 본토의 명품 소비가 작년 20%가량 쪼그라들었다는 게 베인앤드컴퍼니 분석이다. 이 같은 분위기에 LVMH의 작년 말 주가는 같은 해 3월 고점(872.8유로) 대비 약 27% 떨어졌다.최근엔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우선 미국 시장 소비가 증가세로 반전했다. 씨티그룹은 작년 12월 신용카드 지출을 분석한 결
증권사 보고서를 믿지 못하겠다는 개인투자자가 적지 않다. 어차피 매수 의견 일색 아니냐는 지적이다. 하지만 거액을 굴리며 상대적으로 좋은 수익을 내는 ‘슈퍼 개미’는 증권사 리포트에서 투자처와 타이밍을 잡아낸다고 한다. 비결이 뭘까.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애널리스트(금융투자분석사)를 가장 많이 보유한 NH투자증권(121명)의 지난해 매수 리포트 비중은 85.1%였다. 중립은 14.9%, 매도 의견은 없었다. 작년 하락장이 이어졌지만 KB증권 대신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대부분 증권사에서 매도 의견을 전혀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협회에 등록된 50개 증권사 소속 애널리스트가 총 1073명에 달하지만 매도 의견은 거의 없었다.증권사 영업 관행과 수익 구조 때문이란 해석이 나온다. 상장사는 증권사의 투자 분석 대상이자 동시에 회사채 발행 등 기업금융 고객이란 얘기다. 한 전직 애널리스트는 “수익을 내야 하는 증권사로선 기업 고객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며 “매도 의견은 고사하고 중립 의견을 내기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수백억원을 굴리는 전업 투자자는 오히려 증권사 리포트에서 투자 타이밍을 찾는다. 보고서 속 숨은 행간을 읽고 있다는 것이다. ‘미래가 기대되는 종목’이나 ‘지금부터 성장 시작’이란 제목의 리포트가 나왔다면 아직 갈 길이 멀거나 당장 추천하지 않는 종목으로 해석하는 식이다. 중립 의견을 팔라는 신호로 여기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슈퍼개미는 업종 분석 때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실적 등 수치를 근거로 했는지, 개인 의견인지 따져보라는 것이다. 수년간 슈퍼개미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국거래소가 ‘투자 주의’로 지정한 종목이 4년8개월 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 테마주에 거래가 몰려 가격이 급등락한 영향이다.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지난달 시장경보제도상 투자 주의 지정 건수가 총 368건에 달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96건, 코스닥시장에서 272건이 나왔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4월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시장경보제도는 투기적 거래 혹은 불공정거래 개연성이 있는 종목이나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급등한 종목에 대해 거래소가 사전에 투자 위험을 알리는 제도다. 한국거래소는 소수 계좌에 거래가 집중되거나 종가가 급변한 종목, 주가가 일정 기간 내 급상승해 투자 경고 지정이 예고된 종목 등을 투자 주의 종목으로 지정한다.이번 투자 주의 종목 가운데 정치 테마주가 유독 많았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통과되는 등 조기 대선 가능성이 부상하자 주요 정치인 테마주가 요동쳤다. 정치 테마주는 기업 임원이나 최대주주 등이 유력 정치인과 혈연·지연·학연이 있다는 단순한 이유로 엮이는 사례가 많았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테마주로 분류되는 오리엔트정공은 계엄 사태 직후인 지난달 4일부터 5거래일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해 지난달 6일 투자 주의 종목으로 지정됐다. 에이텍, 동신건설, 에이텍모빌리티, 형지I&C 등 다른 ‘이재명 테마주’도 비슷한 이유로 투자 주의 종목이 됐다. ‘한동훈 테마주’로 통하는 오파스넷, ‘홍준표 테마주’로 꼽히는 경남스틸 등도 마찬가지다.선한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