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유럽연합(EU) 법원에서 반독점 소송 패소 판정을 받음에 따라 미국의 정보통신(IT) 업체들이 비슷한 소송을 당할 가능성을 우려,바짝 긴장하고 있다.

EU 1심 법원은 17일(현지시간) MS가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남용한 점이 인정된다며 EU 집행위원회가 MS에 대해 4억9700만유로(약 6400억원)의 벌금을 부과한 것이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 같은 판결이 나오자 역시 비슷한 문제로 EU 당국과 마찰을 일으키고 있는 인텔 애플 구글 등 미국 IT 업체들은 향후 미칠 파장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다.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은 현재 컴퓨터 칩 가격 책정과 관련해 반독점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으며,애플은 온라인 음악 사이트인 아이튠 사업을 진행하면서 경쟁 업체에 불리한 방법을 사용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EU와 미국 거대 IT 업체들의 갈등이 산업계 전반으로 번져나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 미국 재계에선 이번 판결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미국 경쟁기술협회(ACT)의 조너선 주크 회장은 "이번 결과는 모든 기술 기업에 대한 암흑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이는 기술 혁신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