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70여개국에 1만6000여명의 선교사를 파송하고 있는 한국 개신교.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선교 대국이지만 아프가니스탄 인질 피랍 사태 이후 거센 사회적 비판에 직면해있다.

공격적·배타적 선교 방식 때문이다.

이 같은 개신교 선교 방식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개선 방향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잇달아 마련돼 주목된다.

참여불교재가연대,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우리신학연구소 등이 참여하고 있는 '개혁을 위한 종교인 네트워크'는 18일 오후 서울 장충동 만해NGO교육센터에서 '종교를 넘어 인간에 봉사하는 선교'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채수일 한신대 교수는 "영혼구원만이 아니라 '평화'가 선교의 목적이며 대화와 섬김은 선교의 방법이나 수단이 아니라 선교 그 자체"라고 주장했다.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죽음과 부활에서 드러난 봉사,곧 섬김은 그 자체가 선교이지 수단은 아니라는 것.그는 "선교는 우리가 가서 도와준다는 일방통행이 아니라 보내는 교회도 변화시키는 쌍방통행이라는 인식이 선교 후발 주자로서 한국 기독교가 갖춰야 할 태도"라고 강조했다.

종교적 배경을 가진 개발NGO들의 선교활동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상준 한국희망재단 사무처장은 "현재 한국해외원조단체협의회에 가입된 56개 단체 중 월드비전,굿네이버스 등 개신교 계열 단체가 31개(55%)로 절반을 넘고 국제개발협력에 기여한 공이 크다"고 평가한 뒤 이주영씨의 논문을 인용해 "개신교 개발NGO들이 선교활동에 있어서는 다양한 양상을 띄고 있어서 이 가운데 일부는 선교단체인지, 개발NGO인지 그 정체성이 불분명한 경우가 많은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사업과 선교를 분리하고 있는 타 종교 단체들과 달리 개신교 단체들은 그리스도의 이웃사랑 실천과 함께 세상의 복음화를 설립 목적으로 밝히고 있다는 것.

이 처장은 "개발NGO의 직접적인 선교 활동이 현지의 전통문화,종교 등과 충돌하고 그 결과 원조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현지 공동체의 분열까지 초래하고 있다"면서 "국제개발 협력활동과 선교의 분리를 위해 종단 지도층과 신자,후원자,활동가들이 협력해 선교에 관한 원칙을 정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형묵 목사(천안살림교회)는 해외 선교의 문제점 해결을 위해 무분별한 자기과시적 선교 경쟁을 조절할 수 있는 선교협의체 구성,일방적 파송 대신 현지와의 협력 관계를 통한 선교 방식,진정한 협력을 통한 공존모형으로서의 선교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 박광서 종교자유정책연구원 공동대표는 개신교의 무례한 전도행위와 교사의 강압적 선교를 비롯한 교육 현장의 종교인권 침해사례를 들면서 "쾌적한 종교 공존을 위해 종교근본주의와 이를 배경으로 한 공격적 선교·포교의 위험성을 철저히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CBS TV가 마련하는 '특집토론-한국 기독교,세상과 어떻게 대화할 것인가?'도 아프간 피랍 사태 이후 개신교계에 쏟아진 비판을 정면으로 다루는 자리다.

개신교계의 배타적·공격적 신앙 행태에 대한 비난 여론의 초점이 교회가 세상과 소통하지 못한 데 있다고 보고 목사·선교사 등 교계 전문가와 일반사회 평론가 등이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모색한다.

이문식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정책위원장,한철호 선교한국 상임위원장,김민웅 성공회대 교수,문화평론가 진중권 교수 등이 100분간 치열하게 토론할 예정.20일 오후 7시 서울 목동 CBS TV 스튜디오에서 녹화해 24일 낮 12시에 방송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