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의 영향으로 코스닥 기업들이 해외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조달 금리가 연 37%에 달하는 초고금리 해외 사채가 등장했다. 이 CB를 받아가는 해외 투자자는 대박을 터뜨리겠지만 회사 측으로선 상환 부담이 커져 결국 주주가치를 저해할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표적 자원개발주로 꼽히는 헬리아텍은 18일 465억2000만원 규모의 해외 CB를 발행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이 해외 CB는 전량 GEM글로벌일드펀드가 인수할 예정이다. 사채 만기일은 1년6개월 후인 2009년 4월17일이며,주식 전환 청구는 1년 후인 2008년 10월17일부터 할 수 있다. 전환가액은 3186원으로 현주가(17일 종가 2490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금리인데 표면금리(매년 지급하는 금리)는 23.33%에 만기상환 수익률은 20.0%다.

통상 정상적인 기업의 해외 사채 발행시 적용되는 표면금리 '제로'에 만기수익률 4∼5%선과 비교하면 턱없이 높다. 만약 이 CB를 인수하는 GEM펀드가 중도에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고 만기까지 보유한다고 가정할 경우 1년6개월에 해당되는 표면금리에다 만기수익률까지 더해 56.5%에 달하는 수익을 거두게 된다. 연수익률로 환산하면 37.6%에 해당된다.

헬리아텍이 중도에 파산하지만 않는다면 사실상 보장된 확정 수익률이다.

GEM펀드는 이번 CB 인수로 투자원금 465억2000만원에다 무려 262억8380만원에 달하는 이자를 챙기게 된다. 이는 표면금리 재투자를 가정하지 않은 수익률로 재투자를 감안한 수익률은 더 높아진다.

한 증권사 채권 담당자는 "이 정도의 초 고금리에 CB를 발행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표면금리를 만기수익률보다 높게 제시하는 것도 정상적인 기업으로선 도저히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헬리아텍은 이번 CB 발행은 "자원개발 사업 추진을 위한 운영자금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최근 이 회사가 외국계를 대상으로 실시하려던 유상증자가 어려워지자 높은 이자를 감수하면서 CB 발행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