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ING생명(ING Life Korea)에 투자해 8년 동안 7100억원이 넘는 이익을 올리는 등 대박을 터뜨렸다.

국민은행은 보유 중인 ING생명 지분 20% 가운데 5.1%(35만7000주)를 다음 주 중 합작 파트너인 ING그룹에 되팔기로 했다고 18일 발표했다.

매각 가액은 1939억원이며 주당 54만3000원꼴이다.

국민은행은 "비상장 생명보험사인 ING생명의 총 기업가치가 3조8000억원,주가순자산비율은 5.8배 수준으로 산정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이번 5.1% 지분 매각으로만 1820억원의 차익을 실현하게 됐다.

국민은행이 ING생명 지분을 사들인 것은 1999년.김정태 전 행장이 지휘하던 주택은행 시절 ING그룹과 전략적 제휴 및 사업합작 관계를 맺으면서 ING그룹으로부터 ING생명 지분 20%를 넘겨받았다.

이때 인수 가격은 주당 3만2400원 수준.8년 만에 16배가 넘는 이익을 올린 셈이다.

국민은행은 여기에다 5320억원의 평가차익도 누리고 있다.

팔고 남은 지분이 14.9%(104만3000주)에 이르기 때문이다.

실현하게 될 이익과 평가차익을 합치면 7140억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국민은행 스스로도 "합작투자는 성공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ING생명은 국민은행과 합작한 1999년만 하더라도 수입보험료가 1600억원에 그쳐 순위가 19위에 머물던 작은 회사였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금융권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외국계 생보사들이 신뢰도와 인지도가 저절로 높아지는 반사이익을 누리게 됐다.

지난해엔 수입보험료가 3조9000억원으로 불어나면서 삼성 대한 교보 등 빅3에 이어 4위로 올라섰다.

국민은행이 지분 5.1%를 팔은 것은 2004년 KB생명(지분율 국민은행 51%,ING그룹 49%)을 출범시키면서 ING생명의 지분율을 15% 이하로 낮추기로 ING그룹 측과 약속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잔여 14.9%는 계속 보유하겠다는 방침이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