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선을 다시 넘어서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고공비행을 거듭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주 종가보다 배럴당 1.47달러(1.9%) 오른 80.57달러에 마감돼 지난 13일 기록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80.09달러)를 경신했다.

WTI는 장중 배럴당 80.70달러까지 오르면서 장중 최고치도 갈아 치웠다.

영국 런던 국제원유거래소(ICE)의 11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79센트(1%) 오른 배럴당 77.01달러에 거래됐다.

두바이 유가는 이날 배럴당 72.99달러로 56센트(0.7%) 하락했다.

◆"연내 90달러 넘을 수도"



국제유가의 강세는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8일 금리를 인하하면 경기 회복으로 석유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분석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유가 전망치를 상향 조정,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연말 유가 전망을 기존의 배럴당 72달러에서 85달러로 상향 조정했고 90달러 이상으로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애널리스트인 제프리 커리는 "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이상으로 오르는 것을 막기에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량이 너무 소폭이었고 증산 결정도 너무 늦었다"고 지적했다.

이날 국제유가는 OPEC가 지난 11일 회의에서 하루 50만배럴의 증산에 나서기로 결정한 이후 이 정도의 공급 확대로는 수요 증가세를 따라갈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강세를 나타냈다.

또 FRB의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경우 경기 회복으로 석유 소비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제기돼 오름세를 부추겼다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연말 유가 안정 분석도



유가가 머지않아 안정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국제유가 전문가 협의회에서 논의한 결과 9월까지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70달러 선 이상을 유지하겠지만 4분기에는 그 아래에서 안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유로는 미국에서 휘발유 성수기인 휴가 시즌이 끝났고 겨울 난방유 재고가 현재 충분하다는 점을 들었다.

석유공사 해외조사팀 관계자도 "11월부터는 안정세가 뚜렷해질 것"이라며 "OPEC의 증산 규모에 대한 실망감이 있긴 하지만 이번 증산이 11월부터 실시된다"고 설명했다.

또 "그동안 허리케인의 피해가 미미했고 11월이면 허리케인 시즌도 끝난다"고 덧붙였다.

삼성경제연구소도 평균 두바이유가가 3분기에 배럴당 70.22달러에 이르겠지만 4분기에는 66.58달러로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소는 이날 유가전망 보고서에서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 등 돌발상황이 없다면 내년 평균 두바이 유가도 배럴당 67달러로 올해 평균(64.3달러)보다 2.7달러 오르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소는 내년에 세계 경제의 성장세가 약화되면서 전세계 석유수요 증가율이 올해 대비 1.4%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인한/정재형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