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00분 網內 통화땐 3500원 줄어

SK텔레콤이 다음 달부터 자사 가입자 간 통화요금을 깎아주는 '망내(網內)할인' 요금제를 도입하기로 함에 따라 이동통신 시장이 요금인하 소용돌이에 빨려들게 됐다.

KTFLG텔레콤도 비슷한 방식으로 요금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SK텔레콤이 다음 달 선보이는 망내할인 요금제는 가입자 간 통화료를 50% 깎아주는 대신 기본료를 월 2500원 더 받는 선택형 상품이다.

따라서 이 요금제에 가입한 사람만 할인 혜택을 받는다.

기존 표준요금제와 비교하면 SK텔레콤 가입자에게 전화를 걸 때 요금이 현재 10초당 20원(1분당 120원)에서 10원(1분당 60원)으로 낮아진다.

그 대신 기본료가 1만3000원에서 1만5500원으로 올라간다.

물론 KTF LG텔레콤 등 다른 이동통신사 가입자에게 걸 때는 기존 요금이 그대로 적용된다.

서울YMCA는 "부당한 요금을 없애거나 부담을 덜어달라는 소비자 요구에 대해 오히려 편법 요금인상의 기회로 삼아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망내할인제를 잘 활용하면 요금을 아낄 수 있다.

기본료로 더 내는 2500원은 망내할인 요금 기준으로 42분에 해당한다.

따라서 한 달에 42분 이상 SK텔레콤 가입자와 통화하는 사람이라면 할인 혜택이 발생한다.

SK텔레콤 가입자와 통화가 많은 사람일수록 요금 절감액은 커진다.

그러나 소량 이용자라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

현재 SK텔레콤 가입자의 월평균 발신통화량은 200분 정도이며 전체 발신통화의 절반가량이 자사 가입자끼리 이뤄진다.

따라서 망내할인제는 월 통화료 2만4000원의 절반인 1만2000원에 대해 50%를 깎아줘 6000원의 할인효과가 발생한다.

여기에 월 기본료로 2500원을 더 내기 때문에 3500원(14.6%)의 절감 효과가 나타난다.

KTF와 LG텔레콤은 SK텔레콤의 망내 할인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망내 할인으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자사 가입자가 이탈하지 않게 묶어놓는 '록인(Lock-in)'효과가 커 SK텔레콤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정책이라는 것이다.

SK텔레콤으로서는 망내 할인으로 인한 매출 감소분을 기본료 인상으로 어느 정도 메울 수 있다.

SK텔레콤은 소량이용자와 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요금인하방안도 내놓는다.

휴대폰 통화시간이 적은 소량이용자에 대해서는 1만3000원인 기본료를 1만원 안팎으로 내리고 통화료를 소폭 인상해 요금 부담을 낮춰줄 계획이다.

5000원짜리 선불카드도 발행하기로 했다.

선불카드는 기본료 없이 미리 지불한 금액만큼 휴대폰을 사용하는 것이다.

지금도 1만원짜리 선불카드가 있지만 한 달 안에 모두 써야 한다.

SK텔레콤은 5000원짜리 선불카드 발행과 함께 사용기간도 2개월로 늘릴 예정이다.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실버요금제'와 '장애인요금제'의 혜택도 확대할 계획이다.

청소년 대상 상한요금제에 무선인터넷 정보이용료까지 포함시키는 방안도 내놓는다.

현재 청소년 상한요금제에는 음성통화,문자메시지,무선인터넷 데이터통화료가 포함돼 있지만 게임이나 음악을 내려받을 때 부과되는 정보이용료는 따로 내야 한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