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4연전 승리 이후 여론지지율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鄭東泳) 후보가 19일 호남에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여의도 선거대책본부에서 핵심참모로 뛰는 현역의원 14명과 함께 호남의 심장부인 광주로 내려와 `이동선대본부'를 꾸린 것. 캠프 관계자는 "서울의 본부가 고스란히 광주로 이사왔다"고 말했다.

추석연휴 기간 정 후보의 동선도 아예 호남으로 고정돼있다.

정 후보는 주말인 22일 호남을 다시 찾아 27일까지 5박6일간 `상주'하며 호남 일대의 시.군을 한차례 순회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본경선의 최대 격전장인 29일 광주.전남경선에 캠프의 역량을 총집결시키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풀이된다.

호남에서 반전의 물꼬를 찾으려는 손학규(孫鶴圭) 이해찬(李海瓚) 후보측이 캠프조직을 풀가동하는 움직임도 자극제가 되고 있다.

2002년 노풍(盧風)의 발화점인 광주에서 호남의 `전략적 선택'을 확인받음으로써 승리의 쐐기를 박아놓겠다는 게 정 후보측의 구상이다.

특히 이날 일부 조간의 여론조사에서 정 후보 지지율이 10%를 돌파하면서 경쟁후보인 손학규 후보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나자 캠프 내부는 `사기충천'한 분위기다.

"관망하던 지지층들이 결국 정동영을 중심으로 힘을 모으기 시작했다"(민병두 의원) "`개성동영'이 대중에 각인되고 있다"(박영선 의원)는 평가들이 나온다.

정 후보측이 이날 광주.전남에서 설파할 메시지는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세력을 묶을 수 있는 사람은 정동영 뿐"이라는 것. 민주평화개혁세력의 정통성과 적통을 잇는 `범여권 적자론'의 연장선이다.

정 후보측이 손학규 후보가 전날 "문민정부가 민주정부의 출발"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집중비판을 가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김현미 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민주평화개혁세력의 족보를 뿌리째 바꾸려는 발언으로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며 "이는 호남 고립화 차원에서 이뤄진 3당 합당을 미화하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가족대통령'과 `디지털경제'는 정 후보측이 구상하는 또다른 대선 키워드다.

가족의 안전과 안정을 중시하고 한나라당 이명박(李明博) 후보가 연상시키는 토목경제와 대비되는 디지털경제를 추구하는 후보의 이미지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정 후보는 이날 오후 전북 전주로 올라와 `디지털 경제 5개년 비전, 중산층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출판기념회를 가질 예정이다.

그러나 정 후보 캠프 내에서는 대세몰이에 따른 `역풍' 가능성을 경계하는 시각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전날 중립성향의 신당 중진의원 7명이 회동해 동원선거와 당권 거래설 등 경선 난맥상에 대한 대책을 논의한 대목을 주시하고 있는 분위기다.

"당내 경선이 잘못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이들 중진들의 우려 표명이 자칫 정 후보를 협공하고 있는 손학규 이해찬 후보측의 움직임과 맞닿아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흘러나온다.

정 후보측 정기남 공보실장은 "겸손하면서도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뚜벅뚜벅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 기자 rh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