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토러스는 포드의 '자동차 명가' 재건을 책임지고 있는 앨런 멀럴리 회장의 야심작이다.

멀럴리 회장은 "포드의 아이콘인 토러스를 부활시킬 필요가 있다"며 지난해 말 단종됐던 토러스를 약 1년 만에 다시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국내지사인 포드코리아가 뉴 토러스에 거는 기대도 대단하다.

포드코리아는 이 차의 출시를 기념해 지난 15일 대대적인 기자 시승회를 열었다.

참가자 대부분이 "포드 시승회는 처음"이라고 할 정도로 오랜만에 마련된 행사였다.

시승 코스는 서울 광장동 워커힐 호텔을 출발해 팔당터널을 지나 경기도 양평 용문산 관광지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약 130㎞ 구간.추석을 열흘 앞둔 주말이라 성묘객들로 국도가 혼잡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전날 저녁부터 폭우가 쏟아진 때문인지 비교적 한적한 가운데 뉴 토러스의 성능을 마음껏 시험해 볼 수 있었다.

디자인 면에서는 우선 앞으로 포드 차량에 패밀리 룩으로 적용될 3단 라디에이터 그릴이 눈에 띈다.

사진으로 봤을 때는 너무 단조롭다는 느낌이었지만 실물로 보니 의외로 깔끔하고 절제된 맛이 있었다.

앞유리에서부터 천장과 트렁크까지 이어지는 선은 부드러운 곡선으로 처리됐다.

역동적인 느낌보다는 안정되고 중후한 멋을 내기 위해 노력한 것 같다.

주행성능 또한 마찬가지.가속페달을 밟자마자 튕겨져 나가는 재미는 없지만 시속 80㎞를 넘어서면 이후 시속 120㎞ 이상까지 묵직하게 끌어올리는 힘이 인상적이다.

이 차에 장착된 신형 듀라텍 엔진은 268마력의 출력과 33.9㎏·m의 토크를 낸다.

실내 디자인 면에서는 가죽시트에 바느질자국을 남겨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정재희 포드코리아 대표가 "한국 고객들이 원하는 게 이런 것"이라며 만족감을 나타냈던 부분이다.

뒷좌석과 트렁크 공간도 넉넉한 편이다.

운전석을 경쟁 차종보다 10㎝ 높여 시야를 넓혔다는 것이 포드코리아 측의 설명이지만 실제 운전 시에는 큰 차이점이 느껴지지 않았다.

고속 주행 시 엔진소음은 크지 않았지만 바람소리가 많이 새어 들어오는 점은 아쉽다.

연비는 전륜구동 모델이 8.7㎞/ℓ,4륜구동 모델이 8.2㎞/ℓ.가격은 전륜구동이 3890만원,4륜구동이 4140만원.현대자동차 에쿠스나 기아자동차 오피러스 등 동급의 국산차보다 100만원가량 저렴하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