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아씨 영장기각 쇼크의 여진이 19일에도 이어졌다. 정상명 검찰총장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신씨는) 핵심적 인물 아닌가. 수사에 엄청난 차질이 있다고 봐야 된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정 총장은 이날 대책회의를 주재했으며 검사들이 법원의 기각결정에 대해 격앙되지 말도록 자제를 당부했다.

이귀남 대검 중수부장은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부실수사' 지적과 관련,"초동수사가 늦은 점은 인정한다. 처음에는 단순 사문서 위조 사건으로 판단했다"며 일부 잘못을 시인했다. 검찰은 주말께 영장을 재청구할 방침이다. 이번에는 신씨가 성곡미술관에서 일하면서 대기업으로부터 받은 후원금을 개인적으로 착복한 횡령 혐의에 수사의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검찰은 "추석기간에도 수사를 계속 진행하겠다"며 전면전의 각오를 다졌다.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풀려나 18일 밤 11시30분께 서울 강동구 강동가톨릭병원에 입원한 신정아씨는 외부인의 접촉을 일절 피한 채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 병원의 장종호 원장은 "신씨가 며칠 동안 초조하게 지내며 제대로 먹지 못한 탓인지 탈수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록 변호사는 "신씨가 신부전증을 앓고 있어 보통 사람보다 쉽게 피로를 느낀다고 의사가 말했다"고 전했다. 신씨는 전날 밤 병원 직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응급실에 들어가서 간단한 절차를 밟은 뒤 하루 13만원짜리 1인용 특실로 옮겼다. 신씨는 병실로 가자마자 "새우깡과 짱구가 먹고 싶다"며 병원 직원에게 과자와 생수 등을 사달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정아씨는 구속석방 직후 변호인을 통해 "차라리 구속되는 게 편했을 수도 있다"며 언론노출에 적지않은 부담감을 표시했다. 또 "검찰 수사에 열심히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사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검찰 관계자들은 신씨가 자신에게 불리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부분에서는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고 볼멘 소리를 털어놓았다.

김병일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