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해외법인 '김치본드' 잇따라 발행... 해외차입여건 나빠지자 국내서 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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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과 한국기업 해외 현지법인들이 국내 자본시장에서 외화로 채권을 발행하는 일이 갑작스레 늘고 있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따른 국제금융시장이 얼어붙은 탓도 있지만,외환당국의 실수요 목적 외에 외환대출 규제를 피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산업은행은 SK해운 영국 현지법인의 5000만달러 규모 김치본드 발행을 주선했다고 19일 발표했다.
김치본드란 외국기업이 한국 내에서 원화 이외의 통화로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SK해운 영국 현지법인은 법률상 영국에 세워진 외국기업이어서 이 회사가 한국에서 외화로 발행하는 채권은 김치본드로 분류된다.
산업은행은 "SK해운 영국 현지법인의 기채는 서브프라임 파문으로 인해 국내외를 막론하고 외화조달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뤄진 것으로,본사가 보증을 서지 않은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SK해운만이 아니다.
대림산업과 롯데카드도 20일 국내 자본시장에서 달러표시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규모는 대림산업의 경우 3000만달러,롯데카드는 6500만달러 정도다.
국내기업 혹은 국내기업 해외법인이 국내시장에서 외화표시채권 발행에 나서고 있는 것은 해외시장에서의 자금조달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해외 기채는 현대캐피탈이 지난달 9일 일본에서 3년짜리 사무라이본드(외국기업이 일본에서 발행하는 외화표시채권)를 내놓은 이후 전무하다.
민간기업이나 시중은행은 물론 국책은행인 산업은행 수출입은행도 채권발행은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한국물에 붙는 스프레드(가산금리) 역시 10년 만기 외평채의 경우 7월 초만 하더라도 LIBOR(런던은행간 금리)+17bp(1bp=0.01%) 수준이었으나 최근엔 42bp로 25bp나 뛰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세계 증시의 경우 8월 중순 이후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으나 국제자본시장에선 경색현상이 오히려 더 심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부도위험을 따로 떼어내 거래하는 CDS(신용부도위험)의 프리미엄도 5년짜리 한국정부채의 경우 7월 초 16bp에서 지난달 중순 36bp 이상 뛰었다가 최근 30bp 수준으로 약간 떨어진 상태다.
그만큼 부도위험을 높게 본다는 것으로 한국물의 거래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한국은행이 외채 감축을 위해 8월부터 실수요 이외 외환대출을 막은 것도 외화표시채 발행을 늘린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지난달부터는 실수요 목적을 증명하지 못하면 신규로 외화대출을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돌아오는 외화대출도 갚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외화표시채권을 인수하면 사실상 대출과 같은 효과를 내지만 이 같은 규제를 피할 수 있어 새롭게 각광받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또 외화대출의 경우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에 출연료를 내지 않았으나 7월부터 납부하도록 의무화한 점도 기업들을 '대출'이 아닌 '채권'으로 발길을 돌리게 만드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따른 국제금융시장이 얼어붙은 탓도 있지만,외환당국의 실수요 목적 외에 외환대출 규제를 피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산업은행은 SK해운 영국 현지법인의 5000만달러 규모 김치본드 발행을 주선했다고 19일 발표했다.
김치본드란 외국기업이 한국 내에서 원화 이외의 통화로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SK해운 영국 현지법인은 법률상 영국에 세워진 외국기업이어서 이 회사가 한국에서 외화로 발행하는 채권은 김치본드로 분류된다.
산업은행은 "SK해운 영국 현지법인의 기채는 서브프라임 파문으로 인해 국내외를 막론하고 외화조달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뤄진 것으로,본사가 보증을 서지 않은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SK해운만이 아니다.
대림산업과 롯데카드도 20일 국내 자본시장에서 달러표시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규모는 대림산업의 경우 3000만달러,롯데카드는 6500만달러 정도다.
국내기업 혹은 국내기업 해외법인이 국내시장에서 외화표시채권 발행에 나서고 있는 것은 해외시장에서의 자금조달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해외 기채는 현대캐피탈이 지난달 9일 일본에서 3년짜리 사무라이본드(외국기업이 일본에서 발행하는 외화표시채권)를 내놓은 이후 전무하다.
민간기업이나 시중은행은 물론 국책은행인 산업은행 수출입은행도 채권발행은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한국물에 붙는 스프레드(가산금리) 역시 10년 만기 외평채의 경우 7월 초만 하더라도 LIBOR(런던은행간 금리)+17bp(1bp=0.01%) 수준이었으나 최근엔 42bp로 25bp나 뛰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세계 증시의 경우 8월 중순 이후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으나 국제자본시장에선 경색현상이 오히려 더 심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부도위험을 따로 떼어내 거래하는 CDS(신용부도위험)의 프리미엄도 5년짜리 한국정부채의 경우 7월 초 16bp에서 지난달 중순 36bp 이상 뛰었다가 최근 30bp 수준으로 약간 떨어진 상태다.
그만큼 부도위험을 높게 본다는 것으로 한국물의 거래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한국은행이 외채 감축을 위해 8월부터 실수요 이외 외환대출을 막은 것도 외화표시채 발행을 늘린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지난달부터는 실수요 목적을 증명하지 못하면 신규로 외화대출을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돌아오는 외화대출도 갚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외화표시채권을 인수하면 사실상 대출과 같은 효과를 내지만 이 같은 규제를 피할 수 있어 새롭게 각광받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또 외화대출의 경우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에 출연료를 내지 않았으나 7월부터 납부하도록 의무화한 점도 기업들을 '대출'이 아닌 '채권'으로 발길을 돌리게 만드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