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ㆍ중앙亞 7개국 합의…ADBㆍIMF서 192억弗 조달

철도ㆍ도로 등 6개 루트…2018년 완공

실크로드가 재건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과 중앙아시아 7개국이 최근 필리핀 마닐라에서 고위급 회담을 갖고 중앙아시아를 가로질러 유럽을 잇는 '현대판 실크로드'를 건설키로 합의했다고 18일 보도했다.

도로와 철도를 모두 활용하는 이 사업은 일명 '실크로드 복원 프로젝트'로 불린다.

중국 외에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몽골 아프가니스탄 아제르바이잔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등 8개국이 참여한다.

러시아에도 프로젝트 참여를 제의해놓고 있다.

이들 8개국은 오는 11월 타지키스탄에서 각료급 회담을 다시 열어 프로젝트 추진 방안을 구체적으로 확정키로 했다.

잠정적으로 총 192억달러를 투입,내년부터 건설에 들어가 2018년 완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물류망은 러시아의 시베리아횡단철도(TSR)가 유일하다.

러시아와 중국,동남아,인도,중동을 모두 연결하는 아시아횡단철도(TAR)는 한국을 포함한 관련 25개국이 협정을 맺고 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옛 실크로드처럼 중앙아시아 자원 부국을 거치는 물류망은 취약한 상황이어서 이번 프로젝트가 기획된 것으로 보인다.

건설 자금의 절반은 아시아개발은행(ADB)을 비롯한 국제 금융기관들로부터 차입해 조달할 계획이다.

유럽개발부흥은행(EBRD)과 이슬람개발은행(IDB),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유엔개발계획(UNDP)도 동참하고 있다.

FT는 이 사업이 예전 실크로드 루트를 그대로 따라가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중국과 유럽 사이를 철도와 도로로 연결,6개 루트로 개발하기로 했다.

러시아에서 남아시아와 중동으로 연결되는 루트도 포함된다.

유럽 쪽에서는 터키에서 러시아까지 종단하는 루트도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나라는 중국이다.

프로젝트의 3분의 1가량이 중국 영토 내에서 추진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또 국가적 과제인 서부 지역 개발과 맥락이 닿아 있어 중요 사업으로 평가하고 있다.

카자흐스탄도 적극적이다.

카자흐스탄은 중국과 동아시아,아랍 지역과 유럽을 잇는 물류의 허브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5년까지 모두 260억달러를 투입,1만4000km의 철도를 현대화,확장하고 있어 실크로드 복원에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

샨빈 야오 ADB 중앙·서부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유럽과 아시아 간 교역이 연간 1조달러 규모인 데 반해 중앙아시아 육로를 통해 이뤄지는 부분이 1%도 채 되지 않는다"며 "지리적으로 세계의 한가운데인데도 경쟁력 있는 교역 경로로 활용되지 못하고 간과돼왔다"고 말했다.

그는 실크로드가 본격적인 교역 통로가 될 경우 상당한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참가국들의 교역 현황을 보면 중국은 중앙아시아 국가들로 소비재를 수출하고,이들 나라는 중국으로 가죽 제품,철강,면사 등을 수출한다.

또 카자흐스탄은 석유와 석탄,우즈베키스탄은 천연가스,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은 수력발전에너지를 풍부하게 보유,서로 보완 관계에 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