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리인하가 주식시장에 계속 훈풍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19일 코스피지수가 큰 폭 반등하면서 미국의 금리인하 효과가 우리 증시의 추세적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인하가 투자 심리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신용위기 및 경기둔화 우려가 해소된 것이 아닌 만큼 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유가 환율 등 거시지표와 3분기 기업실적이 주가의 추가 상승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강세장 복귀에는 한계

전문가들은 일단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예상보다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함으로써 내년 미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를 덜어냈다는 점에서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특히 투자심리를 안정시켜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외국인들의 매도공세를 약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로 촉발된 신용경색 및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금리인하로 인플레이션 등의 부작용이 예상되는 만큼 금리인하는 단기적인 호재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금리인상폭이 컸다는 것은 그만큼 미국 경기가 좋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며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는 주택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소비위축 가능성도 제기되는 등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학주 삼성증권리서치 센터장도 "고유가가 지속되고 실물자산에 자금이 유입되면서 물가상승 압력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금리인하 단행 후 일시적으로 지수가 오를 수 있지만 재차 하락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3분기 실적 주목

주식시장은 향후 금리인하 효과보다는 유가 환율 등 거시지표와 기업들의 실적에 따라 등락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파트팀장은 "금리인하가 추세적인 달러 약세로 이어질 경우 국내 수출기업의 실적개선이 어려워지는 데다 고유가 지속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며 "특히 유럽이 유로화 강세로 인해 경기가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주식시장이 어닝시즌에 진입한 만큼 기업들의 실적도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투자은행들의 실적이 관심거리다.

임동민 동부증권 연구원은 "미국 투자은행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손실 반영으로 실적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다"며 "이런 악재들이 반영될 경우 국내 증시는 박스권을 탈출할 만한 계기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지속적인 외국인 매도 등으로 인해 모건스탠리캐피털 인덱스(MSCI)코리아의 12개월 예상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도 지난 7월 중순의 13.3배에서 12배 수준으로 떨어졌다.

당분간 미국보다는 조선 기계 해운 등 중국 관련주를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학균 연구위원은 "미국 경기의 둔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IT와 자동차 관련주의 수익률은 다른 업종에 비해 더욱 뒤처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