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읍·면·동(행정동 기준) 중에서 PC방이 가장 많은 동네는 어디일까.

통계청 조사 결과 고시생들이 몰려 사는 서울 관악구 신림9동이 1위를 차지했다.

역시 공무원시험 준비 학원이 많은 노량진1동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의 대표적인 '고시촌' 두 곳이 모두 PC방 많은 동네로 다섯 손가락 안에 든 것.

19일 통계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06년 사업체 기초통계'를 발표했다.

업종별 읍·면·동 사업체 수 순위를 보면 부동산중개업소가 많은 지역으로는 서울 역삼1동과 파주 교하읍 등이,가장 많은 음식점이 밀집한 곳은 종로 1~4가,입시학원 수가 많은 동네로는 서울 대치1동과 김해 내외동 등이 꼽혔다.

서울 명동은 금융업을 하는 사업체 수가 가장 많아 전통적인 '금융 1번지'의 자존심을 지켰다.


◆고시촌은 게임촌?=서울 신림9동은 PC방 80곳이 몰려 있어 전국 1위였다.

이 지역은 사법시험 행정고시 외무고시 등 주로 고등고시에 대비한 강의를 하는 학원과 수험생이 많은 고시촌이다.

신림9동 A법학원 관계자는 "고시원이나 독서실에 개인 컴퓨터가 없는 고시생들이 PC방을 자주 찾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 상반기 문화관광부 조사에 따르면 게임 이용자가 절반 이상이라고 응답한 PC방 업주는 전체의 98.6%였다.

PC방 이용 목적이 인터넷 검색이나 문서 작성보다는 온라인 게임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얘기다.

온라인 게임 위주로 바뀐 PC방이 여전히 고시촌에 밀집해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은 의외라는 평가다.


◆'강남 허브'는 역삼1동=전국에서 부동산중개업소가 가장 많은 지역은 서울 역삼1동(364곳)으로 집계됐다.

인근 개나리아파트 역삼푸르지오 등 강남권 인기 재건축 아파트의 입주가 시작되면서 거래가 급증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역삼1동은 이 밖에도 병·의원 수에서 전국 1위,금융업체와 음식점 수는 각각 전국 2위(강남권 1위)를 차지해 강남 지역 최고의 업무 중심지로 부상했다.

파주 교하읍은 212개 부동산중개업소가 몰려 있어 역삼1동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전국 최대의 '먹자 골목'으로는 무려 1132개 식당이 몰려 있는 서울 종로1~4가동(단일 행정동)이 꼽혔다.


◆김해 교육열기 '후끈'=입시학원이 가장 많은 동네는 예상대로 '사교육 1번지' 대치1동(183곳)으로 나타났다.

뒤를 이어 김해시 내외동에 182곳의 입시학원이 들어서 전국 2위를 기록했다.

인구 9만명이 살고 있는 내외동 택지지구는 부산의 배후 주거지로서 국제중학교 과학영재학교 등 부산 소재 특목고 입시 열풍이 불면서 학원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도 평창군 봉평면은 펜션 등이 312곳 몰려 있어 관광·숙박시설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