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19일 자사 가입자 간 통화료 할인,문자메시지 요금 인하를 골자로 한 요금인하 '카드'를 내놓으면서 이동통신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후발사업자인 KTF와 LG텔레콤은 대책회의를 열어 대응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이들은 '망내(網內)할인제' 도입으로 '가입자 쏠림 현상'이 심해지게 됐다며 반발하면서도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해 어떤 식으로든 따라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유영환 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보조금 중심의 소모적인 경쟁에서 요금 위주의 경쟁으로 전환하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망내할인제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유 장관 말대로 이번 요금 인하가 요금 경쟁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SK텔레콤이 다음달 1일 선보이는 망내할인 요금제는 기본료를 한달에 2500원 더 내면 자사 가입자 간 음성·영상 통화료를 50% 깎아주는 상품이다.

청소년 상한요금제 가입자도 내년부터는 월 1000원만 더 내면 같은 할인 혜택을 받는다.

이 요금제는 SK텔레콤 가입자 간 통화시간이 월 42분 이상이라야 할인 효과가 생긴다.

예를 들어 망내통화가 월 100분이라면 지금까지는 1만2000원(10초당 20원)을 냈지만 망내할인 요금제 가입자는 50% 할인된 6000원에 추가 기본료 2500원을 더한 8500원만 내면 된다.

3500원이 절감되는 셈이다.

SK텔레콤의 망내할인제 도입은 상당한 파괴력이 있어 보인다.

가입자 기반이 큰 회사,통화량이 많은 이용자에게 유리한 요금제이기 때문이다.

KTF와 LG텔레콤이 "가입자 쏠림 현상을 초래하고 경쟁구도를 왜곡할 것"이라며 반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은 망내할인 도입으로 가입자를 묶어두는 '록인(Lock-in) 효과'가 심화될까 우려한다.

그렇다고 자금력이 부족해 망내할인을 도입하기도 여의치 않다.

'쇼(SHOW)'를 앞세워 3세대 서비스에 '올인' 하고 있는 KTF는 가입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을까 걱정하고 있다.

SK텔레콤의 망내할인제 도입으로 이통사를 바꾸는 사람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KTF 고위 관계자는 "망내할인이 파괴력이 있지만 요금제 형태이기 때문에 시장 반응을 지켜보면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또 "요금을 내리더라도 3세대 서비스인 '쇼' 중심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이 내년 1월1일부터 문자메시지(SMS) 요금을 건당 30원에서 20원으로 33.3%나 낮춘 것도 상당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KTF와 LG텔레콤도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해 비슷한 수준으로 요금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SMS가 데이터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

양사는 아직 시간 여유가 있는 만큼 요금제 신설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인하 폭을 결정할 예정이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요금정책에서는 이동통신 3사가 보조를 맞출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소량 이용자를 위해 다음달 기본료를 1만3000원에서 9900원으로 낮춘 '뉴세이브' 요금제를 출시하고,11월부터는 5000원권 선불카드도 내놓는다.

1만원권 선불카드 사용기간도 1개월에서 2개월로 늘려 요금 부담을 낮출 계획이다.

KTF도 소량 이용자를 위해 기본료를 낮추거나 5000원권 선불카드를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LG텔레콤도 소량 이용자와 소외계층을 위한 요금인하 방안을 이른 시일 안에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KTF와 LG텔레콤도 청소년 상한요금제에 정보이용료를 포함할 예정이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