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을 앓은 지 30년이 된 이영혜씨(57)는 평상시 혈당이 270㎎/㎗로 매우 높았다.

혈당강하제를 복용하고 운동도 하지만 좀체 혈당이 조절되지 않았다.

잇몸도 점차 나빠졌다.

그러다 10년 전부터 치아가 하나 둘씩 빠지더니 최근 몇 개월 사이에는 두세 개씩 연달아 빠져 버렸다.

지금은 윗니 5개만 남고 아랫니는 뿌리만 간신히 몇 개 살아 있는 형편이다.

당뇨병성 잇몸 질환은 당뇨환자에게 가장 흔한 합병증의 하나로 잇몸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당뇨병에 걸리면 혈액뿐만 아니라 침 속의 당 농도가 증가하면서 구강 내 세균이 증식하고 구강 청결을 담당하는 침 분비가 감소해 치주 질환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다.

당뇨병으로 인한 면역력 저하와 세포의 재생 능력 감소 역시 이를 가중시킨다.

당뇨병 환자는 치주 질환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보다 3배 정도 높고 진행속도도 2.6배가량 빠르다.

당뇨로 치아를 잃으면 현미나 야채 같이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되는 질긴 음식은 씹기 어려운 반면 당분과 지방이 많은 부드러운 음식을 찾고 포만감을 느끼기 위해 더 많은 양을 먹게 된다.

당연히 혈당치가 상승할 수밖에 없다.

잇몸에 염증이 생기고 밥 먹을 때 통증까지 느껴지면 스트레스에 예민한 당뇨환자는 더욱 혈당치가 올라가게 돼 있다.

더욱이 최신 연구에 따르면 치주 질환을 일으키는 세균이 혈액을 타고 온 몸을 돌아다니면서 혈관에 염증을 일으키고 갉아먹고 파열시켜 당뇨병 심장질환 동맥경화 뇌졸중까지 유발하는 것으로 입증되고 있다.

안홍헌 이롬치과 원장은 "심한 당뇨병은 당뇨약 외에 인슐린 주사 등으로 혈당을 안정화하면 잇몸 조직이 점차 회복된다"며 "그 다음엔 잇몸뼈가 어느 정도 살아 있다는 전제 아래 임플란트를 심거나 틀니를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당뇨환자에 시술하는 임플란트는 일반 임플란트(8∼14mm)에 비해 길이는 다소 짧지만(6∼10mm) 쐐기형으로 잇몸뼈에 닿는 면적이 넓어 지지력이 강해야 한다.

잇몸뼈가 심하게 소실된 경우에는 인공 잇몸뼈를 이식한 후 4개월 뒤 임플란트를 심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