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경매가격 '거품' 빠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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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 경매시장에서 '블루칩'작가들의 '가격 거품'이 빠지기 시작한 것일까.
미술품 양대 경매회사 서울옥션(낙찰총액 363억원)과 K옥션(낙찰총액 203억원)의 이달 경매에 무려 566억원의 '뭉칫돈'이 몰린 가운데 천경자 이대원 김종학 고영훈 사석원 등 인기 작가들의 작품 중 상당수가 유찰되거나 추정가 수준에서 낙찰됐다.
미술계에서는 이 같은 결과를 놓고 경매시장이 조정국면에 들어간 것이 아닌가하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 서울옥션이 지난 15~16일 실시한 108회 경매에서는 천경자의 작품 4점 중 3점이 유찰됐다.
천씨의 작품 '테레사수녀'(추정가 10억~15억원),'여인'(추정가 6억~8억원),'괌코코스'(추정가 3억5000만~4억원)가 안 팔린 것.또 K옥션의 지난 18일 경매에서도 천씨의 '꽃'(추정가 1억6000만~2억500만원)이 유찰됐다.
최근 작품 가격이 수직 상승한 이대원을 비롯해 김종학 고영훈 사석원씨의 작품 가격에도 제동이 걸리는 모습이 감지됐다.
K옥션에서는 이대원의 '못'(추정가 4000만~5500만원)과 '새싹'(7500만~8500만원) 등이 유찰됐고,서울옥션에 21점,K옥션에 16점이 출품된 김종학씨의 작품도 3점이나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그동안 추정가의 4~5배를 웃돌던 사석원씨의 그림도 추정가의 2배를 넘지 않는 수준에서 낙찰됐고,경매에 나온 34점 중 5점은 낙찰자가 없었다.
또 도상봉(서울옥션) 최영림 임직순 오지호 김상유(K옥션) 등의 작품 중 상당수가 유찰됐으며,변관식의 10곡 병풍,박수근의 판화세트도 팔리지 않아 근현대화ㆍ한국화의 약세를 반영했다.
이현숙 한국화랑협회장은 이에 대해 "시장의 자정기능을 보여주는 게 아니겠느냐"며 "우리 미술시장에서 가격도 없던 작품들이 마구잡이로 오르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경계 심리가 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서울옥션의 이학준 전무는 "이달 경매는 출품작(1800여점)이 너무 많았던 만큼 가격 상승폭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며 "고객들이 작품의 질적 수준을 따지기 시작한데다 근·현대 작품 위주에서 젊은 작가나 해외 작가 등으로 수요가 다변화하는 등 시장이 커지는 과정에서 생기는 당연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미술품 양대 경매회사 서울옥션(낙찰총액 363억원)과 K옥션(낙찰총액 203억원)의 이달 경매에 무려 566억원의 '뭉칫돈'이 몰린 가운데 천경자 이대원 김종학 고영훈 사석원 등 인기 작가들의 작품 중 상당수가 유찰되거나 추정가 수준에서 낙찰됐다.
미술계에서는 이 같은 결과를 놓고 경매시장이 조정국면에 들어간 것이 아닌가하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 서울옥션이 지난 15~16일 실시한 108회 경매에서는 천경자의 작품 4점 중 3점이 유찰됐다.
천씨의 작품 '테레사수녀'(추정가 10억~15억원),'여인'(추정가 6억~8억원),'괌코코스'(추정가 3억5000만~4억원)가 안 팔린 것.또 K옥션의 지난 18일 경매에서도 천씨의 '꽃'(추정가 1억6000만~2억500만원)이 유찰됐다.
최근 작품 가격이 수직 상승한 이대원을 비롯해 김종학 고영훈 사석원씨의 작품 가격에도 제동이 걸리는 모습이 감지됐다.
K옥션에서는 이대원의 '못'(추정가 4000만~5500만원)과 '새싹'(7500만~8500만원) 등이 유찰됐고,서울옥션에 21점,K옥션에 16점이 출품된 김종학씨의 작품도 3점이나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그동안 추정가의 4~5배를 웃돌던 사석원씨의 그림도 추정가의 2배를 넘지 않는 수준에서 낙찰됐고,경매에 나온 34점 중 5점은 낙찰자가 없었다.
또 도상봉(서울옥션) 최영림 임직순 오지호 김상유(K옥션) 등의 작품 중 상당수가 유찰됐으며,변관식의 10곡 병풍,박수근의 판화세트도 팔리지 않아 근현대화ㆍ한국화의 약세를 반영했다.
이현숙 한국화랑협회장은 이에 대해 "시장의 자정기능을 보여주는 게 아니겠느냐"며 "우리 미술시장에서 가격도 없던 작품들이 마구잡이로 오르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경계 심리가 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서울옥션의 이학준 전무는 "이달 경매는 출품작(1800여점)이 너무 많았던 만큼 가격 상승폭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며 "고객들이 작품의 질적 수준을 따지기 시작한데다 근·현대 작품 위주에서 젊은 작가나 해외 작가 등으로 수요가 다변화하는 등 시장이 커지는 과정에서 생기는 당연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