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외과에선 '쁘띠 성형'이란 말을 쓴다. '작은'이란 뜻을 가진 프랑스어 '쁘띠(petit)'를 응용한 조어로 '간단한 성형'을 일컫는다. 메스를 대지 않은 채 보톡스나 필러(충전물)를 주사함으로써 비교적 쉽게 이뤄지는 시술들이 쁘띠 성형에 속한다.
보톡스는 '경량급 주름'을 처리하는데 사용된다. 얼굴 표정을 만드는 근육에 신경독성물질인 보톡스를 주사해 근육마비를 유도함으로써 주름이 지지 않게 만드는 방법이다.
반면 필러는 '중량급 주름'을 해결하는데 효과적인 시술법이다. 이마에 깊게 패인 주름이나 미간에 '내 천(川)'자로 또렷하게 새겨진 주름,코와 볼 옆에 볼썽사납게 자리잡은 팔자 주름,눈 아래 생긴 굵은 주름 등에 필러를 주사해 주름을 메우는 방법. 깊은 주름을 가진 중장년층이 '세월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많은 관심을 보이는 수술이기도 하다. 젊은 여성들도 '애교 수술'의 일환으로 필러 시술을 받기도 한다. 눈가 바로 밑에 필러를 주입하면 웃을 때마다 살짝 도드라져 보여 애교 만점의 표정이 연출된다.
필러는 주름 해결 뿐 아니라 코를 자연스럽게 높이거나 턱선을 한층 또렷하게 보이게 만드는 데도 사용된다. '사모님' 개그로 유명한 김미려의 가수 도전기를 담은 한 TV프로에서 김씨는 다이어트와 함께 코와 턱에 필러를 주입,한층 여성스럽고 부드러운 얼굴 라인으로 변신했다.
필러 중에서는 레스틸렌이 가장 많이 쓰인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최초의 필러로서 피부 밑에 있다가 서서히 자연스럽게 분해되기 때문에 부작용이 거의 없다. 100% 분해되기 때문에 지속기간이 1년~1년반으로 짧다는 것이 아쉬운 점.
몸 속에서 분해되지 않는 것은 이른바 '영구 필러'로 불린다.
체내에 흡수되지 않고 피부 속에 그대로 남겨놓는 것이니 부작용을 일으킬 공산이 그만큼 크다. 부작용이 나면 해당 부위를 절개해 비분해성 물질을 모두 긁어내고 봉합해야 하는 위험천만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으므로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
지나간 세월을 지울 순 없지만 깊게 패인 주름은 메울 수 있다. 주름을 매립해 흘러간 삶의 공허함까지 채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미고 성형외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