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발견 치료땐 임신 지장없어

한국 여성의 산부인과 기피 현상은 유독 심하다. 미혼 여성들은 더하다.

그러나 산부인과 질환이 점차 젊은 나이에 발병하고 있어 미혼일 때부터 조기 검진을 통해 관리에 나서야 한다.

특히 자궁근종 골다공증 유방암 등 여성 3대 질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대기업 기획실에서 근무하는 35세 미혼 여성 한모씨는 자궁근종이 의심돼 병원을 찾았다.

진단 후 자신의 몸 상태를 알고 난 뒤에는 스트레스를 받아서 일시적 우울증까지 보였다.

근종이 신생아 머리만 해서 수술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수술 후에도 자궁이 일부 손상돼 불임 가능성도 있었다.

자궁근종은 여성 양성(良性) 종양 중 가장 흔한 것으로 가임 여성은 5명 중 1명꼴로,중년 여성은 3명 중 1명꼴로 발생한다.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알 수 없으나 여성호르몬 분비가 왕성하면 근종이 증가하는 경향을 띠며 최근 나이 많은 미혼 여성과 늦은 결혼의 증가로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에게서 발병하는 빈도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2개 이상 근종이 나타난 다발성의 경우 유전적 성향이 강하다.

성 관계는 자궁근종 발병과 무관하다.

환자 중 3분의 1만이 증상을 느끼고 대부분 증상이 없어 발견이 늦어진다.

생리기가 아닌데 출혈하고 월경 주기가 길어지는 게 가장 흔한 증상이다.

근종이 클 경우 대장 방광 요로를 압박하기 때문에 아랫배가 빵빵하고 대변 보기가 힘들 수 있다.

또 자궁근종은 불임 조산 유산의 원인이 되며 1000명 중 한두 명꼴로 암이 되므로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자궁근종의 크기는 다양하다.

요즘은 초음파 등 조기 검진이 활성화돼 작을 때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없고 근종이 4cm 이하인 경우는 대개 그대로 놔두고 정기검진을 통해 지켜본다.

더 이상 아이를 원치 않거나 환자가 제거를 원하는 경우 자궁절제를 하기도 하지만 최근엔 65세 이상인 경우에만 절제를 권하고 가급적 보존하며 치료하는 추세다.

자궁근종 치료 중 호르몬을 이용한 약물 치료는 효과가 일시적이고 한계가 있다.

복강경 또는 골반경을 이용한 부분 또는 전부 절제술은 임신 불가,배뇨 이상,성기능 저하 등의 문제점이 따르거나 특정한 경우에 적용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고주파 자궁근종 용해술은 근종 소멸 효과가 장기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

자궁동맥 색전술은 근종을 둘러싼 혈관을 막아 근종을 괴사시키는 방법으로 수술 후에 임신이 가능하고 수술이 1시간 만에 끝나고 2일 정도 입원하면 회복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한씨 같은 미혼 여성에게 적합하다.

/김성훈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교수

[그림 설명]

◆장막하 근종 : 자궁밖으로 돌출,가장 흔한 근종,10㎝이상돼도 큰 문제없고 절제하면 임신에 지장 없음,변비 빈뇨 복통이 주증상.

◆근층내 근종 : 자궁근육속에 생김,크기가 크고 다발성,주로 생리통과 과다출혈 유발, 출산시 자궁팽창 방해 우려.

◆점막하 근종 : 자궁강으로 돌출,전체 근종의 5%,출혈 불임 유산 조산 유발 가능성,크기가 작고 위치가 태아나 출산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 절반은 임신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