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유상증자에 참여한 자산관리공사(캠코)가 신주인수권을 기준 가격보다 높게 팔아 100억원가량의 차익을 거뒀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 유상증자에 참여해 22만주의 유상신주를 받은 캠코는 최근 입찰을 통해 신주인수권을 국내 기관투자가에 매각했다.

캠코가 최저 입찰 가격으로 제시한 주당 가격은 20만3500원.다수의 기관투자가들이 경쟁적으로 입찰에 참여하면서 최종 낙찰가는 24만원 선에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교보생명에 대한 국내외 투자가들의 관심이 큰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캠코 관계자는 "정부 기관이어서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금을 납입하려면 여러가지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교보생명에 주금 납입일을 3개월 정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교보에서 받아들이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신주인수권을 팔았다"고 설명했다.

캠코가 유상증자 물량을 매각함에 따라 캠코의 교보생명 지분은 종전의 11%에서 9.92%로 줄어들었다.

대우인터내셔널(24.0%),재경부(5.85%) 등을 포함해 캠코가 관리하고 있는 지분도 40.85%에서 39.78%로 낮아졌다.

캠코는 당초 교보생명 증자에 참여키로 하고 주당 18만5000원에 22만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하지만 주금 마련이 여의치 않자 프리미엄을 받고 신주인수권을 처분해 수익을 챙긴 것이다.

공개입찰에는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경쟁적으로 참여했다. 캠코 관계자는 "구체적인 매매 계약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교보생명 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것은 3700억원의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재무구조가 개선된데다,조기 상장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번 증자에서 신창재 회장 및 특수관계인,재정경제부 등이 실권한 지분 가운데 6.31%를 미국계 투자회사인 코세어캐피탈이 인수했다.

지난 2월에는 일본 소프트뱅크의 계열 투자회사인 SBI홀딩스가 신창재 회장의 친인척 지분 가운데 4.51%를 사들이는 등 해외 투자가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UBS증권은 최근 '한국생명보험'이라는 분석 보고서를 통해 "교보생명의 순이익이 꾸준히 증가하는 등 기업가치가 높아지고 있으며 이는 2000년부터 추진한 변화와 혁신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UBS는 보고서에서 "보장성상품 판매증가,높은 투자수익률 등으로 인해 앞으로 순이익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교보생명의 2006년 회계연도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이익률(ROA)은 각각 19.5%,0.7%로 대형 생보사 가운데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운용자산이익률도 4년 연속 빅3 중 최고 실적을 거뒀다.

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이 생보업계에서 처음으로 상장하는 회사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장진모/김현석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