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F '쇼'로 2007 광고계 신데렐라 부상

전지현이 그랬고 김아중이 그랬다.

CF에서 춤 한번 췄을 뿐인데 세상이 달라졌다.

전지현은 프린터기 CF에서 섹시한 춤을, 김아중은 휴대폰 CF에서 리드미컬한 춤을 선보인 후 급부상했다.

그렇다면 KTF '쇼'로 올 여름 혜성같이 등장한 서단비(22)에게도 같은 미래가 열릴까.

6월 말부터 전파를 타기 시작한 KTF '쇼'의 '영화요금 소녀' 편은 서단비를 올해 광고계의 신데렐라로 만들었다.

18일 열린 '대한민국 방송광고 페스티벌'에서 '뉴페이스상'을 거머쥔 그는 다음달 열리는 2007 한국광고주대회에서 '광고주가 뽑은 좋은 모델상'의 수상자로도 결정됐다.

"(단비가 말하긴 좀 그럴 텐데) 지난 석 달 정말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큼 바빴어요.

처음 광고가 전파를 타던 날 뜰 것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진짜 반응이 엄청났어요.

매일 아침부터 밤까지 스케줄이 꽉 찼어요."

CF가 뜨면서 그동안 얼마나 바빴느냐고 묻자, 서단비 대신 그와 함께 인터뷰 자리에 나온 매니저 김은경 씨가 답했다.

그런데 CF 속 모습과 실제의 서단비는 꽤 달라 보였다.

CF 속에서는 앞머리를 눈썹 길이로 싹둑 잘라놓아 엉뚱하면서도 만화적인 이미지를 풍긴 그는 그러나 앞머리를 살짝 옆으로 넘기자 아주 여성스럽게 보였다.

CF에서는 그다지 드러나 보이지 않았던 172㎝의 늘씬한 몸매도 시선을 잡는다.

아니나 다를까 서단비는 "많은 분들이 '긴가민가' 한다.

첫눈에 못 알아보는 분도 많다"며 웃었다.

어라, 웃음소리가 심상치 않았다.

그는 '소녀'가 아니라 '터프 걸'이었다.

큰소리로 '하하' 웃는 모습이 시원시원했다.

이번에도 옆에 앉은 매니저가 "실제의 서단비는 매우 털털하고 보이시하다"고 귀띔했다.

'쇼'의 인기로 서단비는 최근 톱스타 정우성과 다른 CF에서 탱고를 췄다.

몸에 착 달라붙는 드레스를 입고 비교적 능숙하게 탱고를 추는 그를 보고 '영화요금 소녀'를 떠올리기는 힘들다.

그러고 보니 '팔색조'의 가능성이 보인다.

춤 실력도 상당하고.

"춤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은 없어요.

하지만 워낙 좋아하고 언제 어디서든 춤을 즐기기 때문에 춤추라고 하면 잘하려고 최선을 다해요.

탱고 춤도 촬영 당일 하루 연습했어요(웃음)."
'쇼'의 '막춤'도 처음에는 우스꽝스럽지만 자세히 보면 나름대로 춤을 알아야 출 수 있는 동작들로 구성돼 있다.

"콘티에도 '막춤을 춘다'고만 돼 있었어요.

안무는 제가 했어야 했구요.

그런데 그냥 아무렇게나 추면 안되겠더라구요.

나만의 막춤을 춰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고심 끝에 저만의 막춤을 선보였더니 촬영장에서 처음에는 폭소와 함께 기립박수가 터져나왔어요(웃음)."

중학교를 마치고 뉴질랜드로 조기 유학을 떠났던 그는 대학 1학년 때 귀국했다.

대학에서 디자인을 공부하던 그는 어린 시절부터 막연했던 연기자의 꿈이 갑자기 구체화됐다고 한다.

"연기가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지난해 들어와 여기저기 얼굴을 내밀었죠. 김정은 선배, 하지원 선배를 좋아하고 동경해요.

그분들의 깡과 끼, 노력하는 자세를 본받고 싶어요."

신데렐라가 된 소감을 묻자 "기쁘지만 더 많은 걸 보여줘야 하는데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뿐"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아직 시작 단계인 걸요.

노력해서 넘어야 할 산이 아주 많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저 시키면 시키는대로 뭐든 열심히 할 자세가 돼 있습니다.

지켜봐주세요."

그는 조만간 드라마를 통해 연기자로서 새롭게 인사를 할 예정이다.

드라마에서는 CF에서의 코믹함을 털어내겠다는 각오다.

"연예계에 들어온 후 하루하루가 모험인 것 같아요.

지금의 행운에 감사하고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는 연기자가 되도록 노력할게요."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