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말기암 환자 '희망의 빛'으로 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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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 피 속에 들어 있는 면역세포를 분리 배양해 재주입함으로써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항암면역세포 치료가 대중화를 위한 시동을 걸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노메디시스가 내놓은 비소세포성 폐암 치료제 '이노락'이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시판 허가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 크레아젠의 '크레아박스RCC'(신장암),이노셀의 '이뮨셀LC'(간암),엔케이바이오의 '엔케이엠주사제'(악성 림프종) 등 4종의 항암 면역세포 치료제가 승인을 받아 본격 시판을 준비 중이다.
이를 이용한 치료는 부작용이 적고 시술이 간편해 수술을 받을 수 없거나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로 탈모 구토 기력 소진 등 극심한 고통을 겪는 말기암 환자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한 만큼 실체를 알고 치료에 나서야 한다.
기존에 허가받은 면역세포 치료제의 작용 원리는 크게 3가지다.
'크레아박스RCC'는 말초혈액에서 분화시킨 수지상세포에 분쇄한 암조직(항원)을 집어 넣어 수지상세포가 암세포에 대항하도록 항체화한 제품이다.
수지상세포는 사람의 골수줄기세포에서 만들어져 혈액 및 체내 모든 말단조직에 존재하는 나뭇가지 모양의 면역세포로 암세포를 식별했다가 T세포에 공격명령을 내린다.
'이노락'과 '이뮨셀LC'는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T세포를 혈액에서 추출한 다음 특수 배지에서 배양,증폭시킨 다음 환자에게 재주입하는 제품이다.
이뮨셀LC의 경우 혈액 20∼50ml를 뽑아 배양시키면 T세포가 3000만개에서 100억개로 늘어난다고 업체 측은 설명한다.
'엔케이엠'은 NK세포를 분리해 증식시킨 것이다.
암세포는 공격을 당하지 않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위장하는데 NK세포는 암과 같은 불량세포를 무차별적으로 저격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들 치료제는 작용 원리와 달리 실제 치료에서는 적잖은 한계를 안고 있다.
우선 증식해서 환자의 몸으로 넣는 면역세포의 수나 생존 기간이 암을 죽일 만큼 충분하지 않다.
다음으로 면역세포가 암을 제대로 인식할지,식별했다 해도 공격해서 죽이는 살상 능력이 기대에 미칠지 의문이다.
또 암이 발생하는 경로가 다양한 데다 유전자나 대사경로의 변화로 암이 생긴 경우 면역세포를 투입해 암을 공격해도 비정상적인 암세포가 계속 생겨나는 것을 당할 재간이 없다는 한계가 있다.
치료 비용이 2000만∼2500만원에 달해 경제적으로 부담스럽다.
일본에서는 1인당 1000만∼1200만원의 비용이 든다.
치료 효과도 환자마다 들쭉날쭉해 전혀 효과가 없는 환자가 절반을 넘는 것도 문제다.
실례로 이뮨셀LC는 2000년 9월 란셋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간암을 절제한 환자에게 투여할 경우 3년 내 재발하지 않는 비율이 48%로 이 치료를 받지 않은 사람의 33%보다 높았으나 장기 생존율에서는 차이가 없었다.
이규형 서울아산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현재 면역세포로 치료 가능한 것은 백혈병이나 재생불량성 빈혈 정도"라며 "인체 면역체계가 위장한 암을 자기세포로 인식하는 한 암에 대한 공격은 한계가 있으므로 골수이식을 통해 면역체계를 바꿔 암세포를 비(非)자기세포로 인식하게 만든 다음 면역세포 치료를 해야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항암면역세포 치료를 혈액암이 아닌 고형암에 적용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설명.
또 면역세포 치료로 생존기간이나 재발에 걸리는 기간이 연장됐다고 주장하나 이는 플라시보(가짜약 효과)이거나 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자가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계층이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이에 대해 이노셀이 운영하는 하나의원의 박윤준 원장은 "당장 쓸 항암제가 없거나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에게 항암면역 치료는 현존하는 가장 효과적인 대안"이라며 "말기암에 쓰이는 어떤 항암제도 예측 가능한 효과를 내지 못하는 만큼 일단 시도해보고 개선책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고가의 치료비에 대해서는 "허가를 위해 식약청의 까다로운 품질관리와 행정 절차를 통과하려면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며 "이를 감안하면 남는 게 거의 없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노메디시스가 내놓은 비소세포성 폐암 치료제 '이노락'이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시판 허가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 크레아젠의 '크레아박스RCC'(신장암),이노셀의 '이뮨셀LC'(간암),엔케이바이오의 '엔케이엠주사제'(악성 림프종) 등 4종의 항암 면역세포 치료제가 승인을 받아 본격 시판을 준비 중이다.
이를 이용한 치료는 부작용이 적고 시술이 간편해 수술을 받을 수 없거나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로 탈모 구토 기력 소진 등 극심한 고통을 겪는 말기암 환자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한 만큼 실체를 알고 치료에 나서야 한다.
기존에 허가받은 면역세포 치료제의 작용 원리는 크게 3가지다.
'크레아박스RCC'는 말초혈액에서 분화시킨 수지상세포에 분쇄한 암조직(항원)을 집어 넣어 수지상세포가 암세포에 대항하도록 항체화한 제품이다.
수지상세포는 사람의 골수줄기세포에서 만들어져 혈액 및 체내 모든 말단조직에 존재하는 나뭇가지 모양의 면역세포로 암세포를 식별했다가 T세포에 공격명령을 내린다.
'이노락'과 '이뮨셀LC'는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T세포를 혈액에서 추출한 다음 특수 배지에서 배양,증폭시킨 다음 환자에게 재주입하는 제품이다.
이뮨셀LC의 경우 혈액 20∼50ml를 뽑아 배양시키면 T세포가 3000만개에서 100억개로 늘어난다고 업체 측은 설명한다.
'엔케이엠'은 NK세포를 분리해 증식시킨 것이다.
암세포는 공격을 당하지 않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위장하는데 NK세포는 암과 같은 불량세포를 무차별적으로 저격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들 치료제는 작용 원리와 달리 실제 치료에서는 적잖은 한계를 안고 있다.
우선 증식해서 환자의 몸으로 넣는 면역세포의 수나 생존 기간이 암을 죽일 만큼 충분하지 않다.
다음으로 면역세포가 암을 제대로 인식할지,식별했다 해도 공격해서 죽이는 살상 능력이 기대에 미칠지 의문이다.
또 암이 발생하는 경로가 다양한 데다 유전자나 대사경로의 변화로 암이 생긴 경우 면역세포를 투입해 암을 공격해도 비정상적인 암세포가 계속 생겨나는 것을 당할 재간이 없다는 한계가 있다.
치료 비용이 2000만∼2500만원에 달해 경제적으로 부담스럽다.
일본에서는 1인당 1000만∼1200만원의 비용이 든다.
치료 효과도 환자마다 들쭉날쭉해 전혀 효과가 없는 환자가 절반을 넘는 것도 문제다.
실례로 이뮨셀LC는 2000년 9월 란셋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간암을 절제한 환자에게 투여할 경우 3년 내 재발하지 않는 비율이 48%로 이 치료를 받지 않은 사람의 33%보다 높았으나 장기 생존율에서는 차이가 없었다.
이규형 서울아산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현재 면역세포로 치료 가능한 것은 백혈병이나 재생불량성 빈혈 정도"라며 "인체 면역체계가 위장한 암을 자기세포로 인식하는 한 암에 대한 공격은 한계가 있으므로 골수이식을 통해 면역체계를 바꿔 암세포를 비(非)자기세포로 인식하게 만든 다음 면역세포 치료를 해야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항암면역세포 치료를 혈액암이 아닌 고형암에 적용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설명.
또 면역세포 치료로 생존기간이나 재발에 걸리는 기간이 연장됐다고 주장하나 이는 플라시보(가짜약 효과)이거나 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자가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계층이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이에 대해 이노셀이 운영하는 하나의원의 박윤준 원장은 "당장 쓸 항암제가 없거나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에게 항암면역 치료는 현존하는 가장 효과적인 대안"이라며 "말기암에 쓰이는 어떤 항암제도 예측 가능한 효과를 내지 못하는 만큼 일단 시도해보고 개선책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고가의 치료비에 대해서는 "허가를 위해 식약청의 까다로운 품질관리와 행정 절차를 통과하려면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며 "이를 감안하면 남는 게 거의 없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