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어 많이 만나려고 명함을 잔뜩 준비해 왔는데 몇 장 못 뿌렸습니다."

게임전시회 '도쿄 게임쇼 2007' 행사장인 도쿄 마쿠하리 멧세에서 지난 20일 오후에 만난 우리나라 온라인게임 업체 해외사업본부장은 이렇게 푸념했다.

바이어들을 만나 상담하는 '비즈니스 데이' 첫날인데 너무 썰렁하다고 했다.

이번 게임쇼에서 한국이 주도하는 온라인게임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지난해만 해도 중소 게임사들까지 '하이 서울' 공동관을 마련해 참가했다.

그러나 올해는 한국 온라인게임 업체 부스는 크든 작든 아예 찾아볼 수가 없었다.

올해 도쿄 게임쇼는 지난해에 비해 규모가 커졌다.

전시장이 넓어졌고 행사 일수도 4일로 하루 늘어났다.

그러나 온라인게임 비중은 오히려 축소됐다.

지난해 참가했던 NHN 네오위즈 넥슨모바일 등 한국 업체들은 모두 불참했다.

데이비드 리 넥슨재팬 대표는 "도쿄 게임쇼가 비디오게임 전시회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어 참가해도 주목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도쿄 게임쇼 관계자도 "온라인게임을 강조하고 싶지만 전시회 성격상 비디오게임이 중심이 된다"고 설명했다.

도쿄 게임쇼는 미국 'E3',영국 'ECTS'와 함께 '세계 3대 게임전시회'로 꼽힌다.

이 셋 중에서 ECTS는 이제는 사라지고 없다.

세계 최대 게임전시회라는 E3도 올해는 규모가 축소됐다.

도쿄 게임쇼마저 비디오게임으로 특화됨에 따라 온라인게임 전문 전시회는 한국에서 열리는 '지스타'로 압축됐다.

지스타는 두 달 후인 11월 중 열린다.

돌아가는 판세로 보면 올해가 더할나위없이 좋은 기회이다.

그러나 지스타는 올해도 '동네잔치'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 같다.

EA,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소니,닌텐도,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적인 게임회사들이 모두 불참한다.

네오위즈,CJ인터넷,한빛소프트,웹젠,그라비티 등 국내 주요 온라인게임 업체들도 참가하지 않거나 참가하더라도 기업 상대 부스만 조그맣게 열 예정이다.

도쿄 게임쇼에서 만난 국내 게임업계 관계자는 "지스타는 '온라인게임 강국'인 우리나라가 세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일종의 문화상품"이라며 "지금이 기회인데 지스타 조직위원회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도쿄=김정은 IT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