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부인과 두 아들을 호주로 보낸 이모씨(46세)는 요즘 걱정이 많다.

환율 탓에 유학비용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다.

작년 이맘 때 1만호주달러를 보냈을 땐 720만원이 들었는데,그 사이 호주달러 가치가 높아지면서 며칠 전엔 790만원이 들었다.

한 달에 송금 부담이 70만원 정도 더 늘어난 셈이다.

미국이나 일본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아이들을 유학보낸 '기러기 아빠'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이 환율 때문에 속앓이를 하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원화는 지난 1년간 미국 달러화와 일본 엔화에 대해서만 강세를 보였을 뿐,호주 캐나다 영국 중국 등 유학·연수생들이 많이 나가있는 지역의 통화에 대해선 크게 떨어졌다.

현지 통화로 예전과 같은 금액을 송금하더라도 더 많은 원화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원·호주달러 환율(20일 현재)은 호주달러당 793원01전으로 1년 전에 비해 75원57전 올랐다.

호주달러 가치가 지난 1년간 원화에 비해 10.5% 높아진 것이다.

호주달러는 엔캐리 트레이드(저금리 엔화를 빌려 고금리 통화자산에 투자)의 주요 대상통화가 되면서 통화 가치가 급격히 올라갔다.

원·뉴질랜드달러도 1년 전보다 8.4% 올랐다.

유로,영국 파운드,캐나다 달러,중국 위안화도 모두 원화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다.

1년 전과 비교할 경우 각각 원화 대비 캐나다 달러는 7.9%,유로는 6.9%,파운드는 3.2%,중국 위안화는 2.5% 절상됐다.

현재 유로는 유로당 1.40달러를 돌파하며 달러 대비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캐나다달러는 1976년 이후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미 달러화와 가치가 거의 같아진 상태다.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인하와 경제불안 등으로 미국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한동안 기타 통화들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