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 면적이 세계 9위로 한국의 26배인 카자흐스탄은 멘델레예프 주기율표상의 화학원소가 거의 모두 매장돼 있는 광물천국이다.

한국기업들은 1991년 소련에서 독립한 카자흐에서 유전개발을 시작한 것과 발맞춰 광물개발을 위해서도 힘을 쏟고 있다.

카자흐 광물개발을 선도하는 대한광업진흥공사(광진공) 카자흐스탄 사무소(소장 김남원)가 카자흐 옛 수도인 알마티에 문을 연 것은 2005년 11월.

한국기업들의 광물개발을 측면지원하면서 광물개발을 자체적으로 추진중인 광진공 카자흐 사무소는 우선 카자흐 광물매장량 파악을 위해 2004년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3년간 카자흐 에너지.광물자원부 산하 지질위원회와 손잡고 한반도의 3분의 2 크기에 해당하는 카자흐 남동부 15만㎢ 지역에 대한 광물탐사를 진행했다.

광물탐사라지만 실제론 광진공과 지질위가 각각 30만달러를 들여 별도 용역회사를 통해 소련시절 매장량 자료를 점검.확인하는 것이었다.

지질위는 소련시절 이미 파악이 끝난 광물매장량 자료를 '국가기밀'로 보관중이며 관련자료를 제대로 분석해내는 게 필요했기 때문이다.

광진공이 이런 작업을 한 것은 카자흐 지질위와 '좋은 관계'를 맺어 향후 광진공을 비롯한 한국기업들의 카자흐 진출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광진공은 이와 함께 한국에선 전략광물로 분류되는 우라늄광 개발을 위해 뛰었으나 기술적 조건들이 맞지 않아 결국 손을 놓았다.

카자흐는 세계 2위 우라늄 매장국이면서 연간 5천t을 수출, 세계 2위 수출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다행스런 것은 한국전력 자회사인 한국수력원자력주식회사(한수원)이 2005년 카자흐측과 8년간 매년 960t의 우라늄을 수입키로 하는 계약을 맺었다는 것.

한국내 20여개 원전에서 연간 소요되는 우라늄은 3천700여t으로, 25%를 카자흐로부터 수입하게 됐다.

파운드당 우라늄 가격은 수년전까지만 해도 8~9달러였으나 두달 전에는 136달러까지 치솟았다가 현재는 두자리 수로 내려앉은 상태로 한수원이 장기수입계약을 맺은 게 한국으로선 다행스런 일로 새삼 평가받고 있다.

포스코는 합금강 제조에 필요한 몰리브덴과 니켈, 크롬 중 크롬을 카자흐로부터 연간 1억달러씩 수입하고 있다.

카자흐는 또 세계 2위 크롬 생산국이기도 하다.

현재 카자흐 광물개발에 참여중인 한국기업은 아직 한 곳도 없다.

한수원과 포스코 등이 수입만 할 뿐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광물가격이 경제가 급성장중인 중국과 인도 등지에서의 수요량 급증에 힘입어 껑충 뛴데다 오름세가 쉽사리 꺾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한국기업들은 수입이 아니라 카자흐 광물개발을 위해 뛰어들고 있는 형국이다.

우선 코스닥 등록업체인 A업체는 몰리브덴 및 동 광 지분을 인수한 상태며 또다른 코스닥 등록업체인 B업체는 니켈광 개발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기업으로선 세계 10위 규모의 동 광산과 제련업체를 확보한 카작무스의 경영을 정상화한 경험을 지닌 삼성물산과 코오롱 등이 노크하고 있다.

광진공도 포스코와 손잡고 몰리브덴광 개발을 추진중이며 내달 중순 광산실사를 벌일 예정이다.

김 소장은 "이젠 금보다는 중국과 인도 등 신흥공업국들의 경제발전에 필수적인 원료광물(base metal) 개발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며 "한국기업들이 금광도 노리긴 하겠지만 우라늄과 니켈 등 원료광물 개발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기업들이 카자흐 광물개발을 위해선 넘어서야 하는 장애물도 있다.

유전광구 따는 것과 마찬가지로 광물개발을 위한 광업권 따내기도 몹시 힘들다는 것. 카자흐 정부는 광업권을 공개입찰하지만 외국업체가 낙찰받기는 '하늘에 별따기'다.

현지업체들이 해당광산 자료 등에 대한 접근도가 외국업체들보다 월등히 높아 외국업체들은 입찰에 번번이 실패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한국기업들은 광업권을 따낸 현지업체들의 높은 호가의 광업권을 사들이는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카자흐는 다른 지역에 비해 광물개발 비용이 적게 드는 등 장점이 많아 여전히 매력적이란 게 업계측 설명이다.

[ 한경닷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