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영구히 중단시키기고 핵 폐기로 가기 위한 6자회담이 2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다.

그러나 북핵 문제와 북한·미국의 관계정상화에 분수령이 될 이번 회담을 앞두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최근의 유화적 기류와 달리 북한을 벨로루시,시리아,이란 등과 묶어 '야만정권'(Brutal Regime)이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회담결과가 주목된다.

북한 회담 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지난 25일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이번 회담에 대해 "그 동안 이룩한 조치가 합의를 보게 되면 비핵화가 계속될 것이며,합의를 못보면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아주 중요한 회의"라고 말했다.

합의문 도출에 성공하면 연내 북한의 중요 핵시설을 고철더미로 만들고 북한이 보유한 핵물질이 무엇인지도 밝혀낼 수 있다.

북핵 폐기 3단계 중 두 번째인 '불능화와 신고'다.

반면 회담이 파행하면 '내년 중 종전 선언' 일정에 빨간 불이 켜진다.

미국은 불능화와 신고가 연말까지 끝나야 1년여밖에 안 남은 부시 정부 임기 내에 북핵 폐기를 마무리짓고 종전을 포함한 한반도 평화 체제를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번 회담에 대한 관계국의 큰 기대만큼 남북한과 미·일·중·러 6개국은 이미 여러 차례 실무 회의를 갖고 합의문의 대략적인 그림을 만들었다.

북한은 2단계에 대한 보상으로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빠져 금융 제재에서 벗어나고 국제 신인도도 높이기를 희망하고 있고,미국은 '연내 삭제'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계획대로라면 회담의 성공 가능성은 높지만 최근 미국에서 대북 강경 여론이 커지고 있는 것이 부담이다.

특히 북한이 시리아에 핵기술을 팔았다는 의혹이 이달 초 불거진이래 미국에서는 북한이 핵 개발을 아웃소싱하려 한다는 설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부시 대통령은 지난 25일 유엔 총회 연설에서 인권 문제를 거론,북한에 대해 야만정권이라고 비난해 6자회담을 통해 형성된 북·미 간 신뢰 기반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다만 부시대통령은 시리아 이란 등에 대해서는 독재정권이라며 맹비난했으나 북한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상황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베이징=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


[ 용어풀이 ]

◆북핵 폐기 3단계

-1단계/폐쇄(shutdown)/시설 가동 중단,접근과 수리 못하게 봉인

-2단계/불능화(disablement)/핵심 부품 제거,기능 반영구적으로 정지

-3단계/해체·폐기(dismantlement)/원자로와 관련 시설 해체,생산 물질 반출